공군 전투조종사, 생면부지 백혈병 환자에 골수 기증

공군 F-15K 전투조종사 송준희 대위
"생명 살릴 수 있는 값진 기회 얻어 영광"
  • 등록 2017-06-15 오전 10:24:16

    수정 2017-06-15 오전 10:24:16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이하 11전비) 소속 F-15K 전투조종사인 송준희 대위(30·공사58기)가 생면부지의 백혈병 환자에게 조혈모세포(골수)를 기증했다.

송 대위는 15일 대구의 한 병원에서 백혈병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2015년 6월 생명이 위태로운 이웃을 돕고자 한국 조혈모세포은행 협회에 기증희망자로 등록한 송 대위는 지난 4월 협회로부터 조직적합성항원(HLA) 일치자로 확인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공급자와 수용자의 HLA 항원이 다르면 두 개체 사이 이식을 했을 때 면역체계가 활성화 돼 이식에 대한 거부반응을 보이게 된다. 송 대위는 이후 유전자 확인검사와 건강진단을 거쳐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게 됐다.

2010년 공군 소위로 임관한 송 대위는 비행교육과정을 비롯한 각종 훈련을 거쳐 2012년 제16전투비행단에 배속, F-5 조종사로 전투비행대대 생활을 시작했다. 2013년 F-15K 조종사로 선발돼 현재까지 11전비에서 영공수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2016년 다국적 연합 훈련인 레드플래그 알래스카(Red Flag-Alaska) 훈련에 참가했던 송 대위는 주기종인 F-15K 약 500시간을 포함해 총 800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임무계획담당장교로서 각종 임무와 훈련 등 비행단의 전반적인 항공작전 임무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번 기증은 송 대위가 작전일선인 전투비행대대가 아니라 비행단 참모부서(정보처)에서 근무하고 있어 비행임무에 지장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진행됐다.

송 대위는 “5개월 뒤 저도 한 아이의 아빠가 되기 때문에 환자분 역시 누군가에게 소중한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한민국 하늘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전투조종사로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값진 기회를 얻어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공군사관학교 시절부터 헌혈을 통해 생명 나눔 활동을 실천하고 있는 송 대위는 지금까지 총 28차례 헌혈을 실시한 바 있다.

생면부지의 백혈병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한 송준희 대위가 F-15K 전투기에 탑승해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사진=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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