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전에 입주 못하는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민달팽이 유니온 등, 대상자 모집시기 등 제도개선 촉구
  • 등록 2014-02-27 오후 3:18:04

    수정 2014-02-27 오후 3:18:04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대학생들의 주거비 부담 해소를 위해 도입된 전세임대주택 때문에 대학생들이 뿔났다. 잘못된 모집 시기, 더딘 행정절차와 입주물량 부족 등으로 개학에 맞춰 입주하지 못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민달팽이 유니온, 대학생 주거권 네트워크, 연세대 총학생회 등은 27일 오전 11시 LH 서울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실과 동떨어진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정책의 개선을 촉구했다.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다가구·다세대주택 등을 임차해 대학생에게 월세 10만원대에서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주택이다. 현재 1만 4000가구가 공급됐고, 올해도 3000가구 공급이 추진되고 있다.

이들은 먼저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대상자 선정, 발표시기가 너무 늦어 학기가 시작되기 전 입주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2월 11일 대상자를 발표하면 한 달 이내에 집을 구하고, LH의 권리분석과 계약, 잔금지급 등의 절차가 완료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을 신청한 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평균적으로 대상자 선정부터 입주까지 1개월 3주가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 중 91%가 동의할 정도로 LH 대학생 전세임대에 해당하는 주택 찾기가 어려웠다.

전세임대주택이 주위 전셋값을 상승시키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최대 7500만원까지 지원되다보니 임대인이 지원받을 수 있는 금액까지 집값을 올린다는 것이다. 집주인이 일부 금액은 전세로 하고 나머지는 월세로 받거나 계약한 건물과 실 거주하는 건물이 다르는 등 이면 계약이 성행하고 있다.

실제 거주비용도 관리비와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월세로 최고 평균 25만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설문조사결과 나타났다. 10만원대 월세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홍보가 무색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저소득 가구 대학생들에게 공급하는 희망하우징은 평균 8~12만원”이라며 “같은 정책 목적이라고 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에게 월세 부담 경감이 안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달팽이유니온 관계자는 “대학생들의 주거 안정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비단 전세 자금만 대출해주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들의 현실을 고려해 시기·중개·교육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LH는 2014년 신규 대상자와 재계약자들이 개강 전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하고, 대상자들에게 지속적인 지원과 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줄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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