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회장 추모식까지…’ 삼성家 집안싸움 점입가경(종합)

삼성측 “정문 출입 말라” vs CJ측 “선영참배 막는 것”
  • 등록 2012-11-14 오후 3:43:14

    수정 2012-11-14 오후 3:57:32

[이데일리 이학선 임일곤 기자] 상속재산을 놓고 법정 다툼을 벌이면서 사이가 틀어진 삼성과 CJ그룹이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의 추모식을 놓고 감정 싸움이 고조되고 있다.

14일 CJ그룹은 고 이병철 선대회장 25주기 추모식과 관련해 삼성 측으로부터 선영 정문 출입과 이병철 회장의 생존 가옥인 선영내 한옥 사용 요구를 묵살당했다며 비난 자료를 냈다.

CJ그룹은 특히 “‘뒷문으로 왔다가라’는 삼성의 통보는 사실상 다른 형제 및 그 자손들의 정상적인 선영 참배를 막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삼성 호암재단과 삼성그룹은 “CJ가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옥의 경우 이병철 회장의 생전 가옥으로 영빈관으로 사용하는 것이 목적이지 제수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올해의 경우 제수와 제기는 삼성측에서 준비하기로 한 만큼 CJ측이 한옥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정문 출입과 관련해선 “선영에 정문이라는 개념이 없다”면서 “선영에서 가장 가까운 진입로를 안내한 것으로 삼성 사장단도 매년 이 진입로로 출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6일 추모식을 주관하는 호암재단이 범(凡) 삼성가 그룹에 이번 추모식은 가족행사 없이 진행하며, 추모식 당일엔 정문으로 출입할 수 없고 선영 내 한옥도 사용할 수 없다고 통보를 하면서 불거졌다.

삼성가는 지금까지 선대회장 추모식을 매년 11월19일을 전후해 가족행사로 치러왔다. 일부 불참자가 있었지만 지난 24년간 단 한차례의 예외없이 삼성가 가족들이 함께 모여 선영을 참배했으며, 선영내 한옥에 모여 식사를 함께하며 선대회장의 유지를 기렸다.

이번 추모식은 이런 관행을 깨는 것으로, 삼성가 내부의 감정의 골이 생각보다 심각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재계는 해석하고 있다.

삼성가 내부의 감정싸움은 이병철 선대회장의 장남인 이맹희 전 회장이 동생인 이건희 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해 온 선대회장의 상속재산을 돌려달라며 올해 2월 소송을 내며 시작됐다. 이후 CJ가 삼성 직원이 이재현 회장을 미행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양측의 관계는 심각하게 틀어졌다.

이건희 회장은 형인 이맹희 전 회장을 두고 “30년 전 우리 집안에서 퇴출된 사람”, “감히 나보고 건희, 건희 할 상대가 아니다”라며 불편한 속내를 가감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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