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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9·11때 美실수 반복말라”…확전 가능성에 지상전 경계
18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을 갖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이 ‘이스라엘의 9·11 테러’로 묘사되는데, 정의는 실현돼야 하지만 분노에 사로잡히지 말라고 분명히 경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장기전을 치르며 막대한 비용을 치렀다는 점을 언급하며 “9·11 테러 이후 우리는 미국에서 분노했다. 정의를 추구하고 얻는 과정에서 우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미국이 했던 실수를 이스라엘이 반복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분노에 휩쓸려 무모한 공격을 단행하는 등 확전 가능성을 키우지 말라고 에둘러 촉구한 것이다. 사실상 지상 병력 투입을 경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에 대해선 “(하마스 외) 다른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 그룹이 잘못 발사한 로켓의 결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가자지구 병원 피폭은 현재까지 무력충돌 국면에서 가장 중대한 변수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측 소행이라고 사실상 단정한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외에도 항공모함 추가 파견을 거론하는 등 “미국은 이스라엘이 스스로 지키는데 필요한 것들을 갖출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며 “전례 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이스라엘 후원자’를 자처하는 만큼 헤즈볼라의 공격 등 확전에 대비해 이미 준비태세를 마쳤다고 시사한 것이다.
중동 전역서 반이스라엘 시위 “통제불가”…확전 우려↑
뉴욕타임스(NYT)도 튀니스, 이집트, 오만, 모로코, 바레인, 레바논, 요르단, 쿠웨이트, 이라크 등 중동 전역에서 반이스라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놀랍게도 거리로 나선 아랍인들뿐 아니라 그들의 통치자들도 가자병원 폭발 및 기타 팔레스타인에 대한 폭력에 대해 하나같이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국경에선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의 무력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NYT는 “가자지구,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예멘의 친(親)이란 무장단체들은 서로 같은 소속으로 간주한다”며 헤즈볼라가 하마스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라크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일정에 맞춰 미군기지에 대한 드론(무인기) 공격 시도가 두 차례 발생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 정부와 군 지도부에선 하마스와의 전쟁이 레바논의 참전으로 장기화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외신들도 헤즈볼라의 참전 등으로 새로운 ‘중동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