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3代세습` 기반 마련… 현실화는 미지수

국정원, 국회 보고… 10월께 공식화 가능성
권력기반 취약… 정남·정철과 암투 등 변수
  • 등록 2009-06-02 오후 8:42:31

    수정 2009-06-02 오후 8:42:31

[경향닷컴 제공]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정운(25)이 후계자로 결정됐다고 국가정보원이 공식 확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1일 국회 정보위 소속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 당국이 김정운의 후계 선정 사실을 담은 외교전문을 해외 주재공관에 지난달 28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2일 복수의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올초부터 정운의 후계설이 제기되긴 했지만, 당국이 이 사실을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정보위원인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 “어제(1일) 정부로부터 그런(북한의 후계구도) 움직임이 있고, 김정운을 내세워 충성맹세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 정보위원은 “국정원으로부터 ‘북한이 5월28일 재외공관으로 김정운이 후계자로 확정됐다는 공문을 보내고 충성맹세를 받는 등 올인하는 모습이다’라는 내용의 보고를 받았다”고 했고, 또다른 정보위원은 “ ‘후계자 김정운’과 관련해 여러차례 보도가 됐는데 그게 사실로 보인다는 국정원 측의 설명이 있었다”고 전했다.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월16일 자신의 생일 연회에서 정운의 후계 내정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운의 후계 내정 사실은 먼저 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를 통해 중요 간부들에게 전달됐으며, 이어 지난달 25일 2차 핵실험 직후 군과 해외공관에 급속도로 퍼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실시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 제216호 선거구에서 ‘김정’이라는 대의원이 선출됐는데, 그가 바로 정운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로써 북한에선 ‘김일성→김정일→김정운’으로 이어지는 권력 3대 세습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사람들을 지도·장악하고,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게 하는 정운의 능력을 김 위원장이 높이 평가한 것 같다”면서 “이달부터 시작한 150일 투쟁이 끝나고, 당 창건기념일(10월10일)이 겹치는 10월 초쯤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소집해서 (정운의 후계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김 위원장이 3대 세습의 후계자를 김정운으로 일단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운의 권력세습이 현실화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정운을 후계자로 지목한 것은 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을 때와는 차이가 크다. 김 위원장은 후계자로 내정된 뒤 20년 동안 후계수업을 해왔고, 자신의 조직과 사람을 충분히 확보한 뒤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올랐다.

반면 정운은 나이도 어리고 정치경력도 일천한 상황에서 후계자로 지목됐다. 권력기반이 그만큼 취약할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이 지난 4월9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회의에서 헌법을 개정해 국방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하고 조직과 역할을 확대한 것도 후계 체제 구축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오극렬 당 작전부장과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장성택 당 행정부장 등 측근들을 국방위에 포진시킨 것도 후계 체제 구축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운의 취약한 권력기반은 이복형인 정남, 친형인 정철 측과의 권력투쟁 가능성을 배태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변수가 김 위원장의 ‘건강’이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 갑자기 더 악화되고, 이로 인해 내부 권력투쟁이 벌어진다면 정운이 교체되거나 집단지도체제로 가는 등 후계구도가 변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무안공항 여객기 잔해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