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비상에 ‘공장중단’ 극약처방 나선 정유·화학·철강업체

정기보수 일정 조율로 생산성 영향 없어
  • 등록 2013-06-10 오후 3:38:50

    수정 2013-06-10 오후 3:38:50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이달 들어서만 다섯번 전력수급경보가 발령되는 등 사상초유의 전력난 우려가 커지면서 철강·정유·화학 등 전력 다소비 업체들이 공장중단이라는 극약처방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정부가 기업들에게 전력사용을 최대 15%까지 줄여달라고 주문하자, 정상적인 설비가동으로는 정부 주문을 따를 수 없는 이들 업체들은 공장가동을 중단하고 이 기간을 정기보수에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공장중단으로 전력절감 방안을 내놓은 곳은 포스코와 SK이노베이션, LG화학 등이다. 각각 철강, 정유, 화학의 대표사들로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업체다.

포스코(005490)는 다음달 포항의 스테인리스 공장과 광양 하이밀 공장의 전기로 가동을 일부 중단하기로 했다. 나머지 공장들도 하반기에 예정됐던 수리일정을 8월로 앞당겨 이 기간 동안 설비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전력사용량의 50%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울산 정유화학공장 내 고도화시설과 탈황공정설비의 정기보수를 전력 피크 시기인 7~8월에 실시하기로 했다. 전력 소모가 많은 고도화시설 등이 보수기간 가동을 멈추면 전체 전력 소비량의 10~15% 정도가 절감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LG화학(051910)도 하반기에 예정됐던 여수공장 내 전기분해로 공정의 정기보수 일정을 7~8월로 앞당겼다. 또 오창·청주공장은 전력 피크 기간인 8월3일부터 11일까지 9일간 집중휴가제를 실시해 이 기간동안 공장을 멈출 예정이다. 공장을 돌려야하는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정상적인 설비가동 중에는 전체 소요 전력의 3% 이상을 절감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집중휴가제와 정기보수로 공장을 중단할 방법을 찾은 것이다.

이들 업체는 정비일정 변경으로 설비가동이 중단된다 하더라도 생산력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경우 전기로 가동 중단으로 부족한 쇳물은 최근 준공으로 효율성이 높아진 광양제철소 1용광로를 통해서 충당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 공장 정비·수리도 연간계획에 잡혀있던 것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시기의 차이일뿐이라는 설명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공장 보수·수리는 일반적으로 혹서기를 피해서 하반기에 실시하지만 전력난 비상시국인 만큼 어쩔 수 없이 이를 앞당기게 됐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도 “2년에 한번씩 돌아오는 정기보수 일정이 올해 있어서 3분기 중으로 실시할 예정이었다”며 “3분기 중에서 7~8월로 앞당겨진 것으로 전체적인 생산 일정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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