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씨가 '왜 이런 일을 했을까?'라는 궁금증이 증폭되는 가운데 범행 동기가 '금전적 압박'이었던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지면서 주위를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중학교 때에도 자살을 시도했었지만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은 없었다.
지난 2002년 8월쯤 지역에서 홀로 상경했으며, 2003년 3월부터 2008년 4월까지 강남, 경기 등지 식당에서 서빙과 주차요원으로 생활했다.
정 씨와 가장 최근까지 만났던 B 씨의 말에 따르면 19일 밤 9시까지 정 씨와 대화를 나눴으며, 이날 로또복권이 발표된 뒤에 정 씨로부터 "로또 번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B 씨는 "정 씨를 알고 지낸 지 5, 6년 정도 되는데 술이나 담배, 도박 같은 것은 못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정 씨는 고시원 바로 옆에 있었던 갈비집에서 주차요원을 하다가 식당이 문을 닫자 논현동의 한 분식집에서 음식 배달을 했다.
B 씨는 그리고 "정 씨가 워낙 돈이 없어서 고시원 방세를 내기도 힘들었고 휴대전화도 요금을 내지 않아 정지된 것으로 안다"면서 "흉기를 마련할 돈도 없었을 것"이라면서 어려웠던 정 씨의 경제사정을 설명했다.
이처럼 정 씨가 일자리를 전전긍긍하다 "세상 살기가 싫다"며 선택한 극단적 범죄는 결국 평범하면서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던 선량한 시민들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가는 그야말로 끔찍한 참상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