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별세] 진대제 前 장관 "이건희 회장, 선견지명 탁월"

"국내 어떤 분보다 가장 존경했던 분...정말 안타까워"
  • 등록 2020-10-25 오후 5:41:28

    수정 2020-10-25 오후 5:41:28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삼성전자 사장 출신으로 ‘삼성 반도체 신화’를 이끈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현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회장·사진)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 소식에 “국내 어떤 분보다 가장 존경했던 분으로 정말 안타깝다”고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진 전 장관은 25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어떻게든 (이건희 회장이) 다시 깨어나 경제와 국제관계도 어려운 요즘 경종을 울리는 한 말씀이나 격려나 덕담을 해주시면 딱 좋았을 거 같은데 더 이상 말씀을 들을 수 없게 됐다”며 애도를 표했다.

그는 이건희 회장에 대해 “여러가지 장점이 많지만 기업인이나 사회 지도자 덕목으로 가장 중요한, 앞을 내다보는 능력, 선견지명이 탁월했던 분”이라며 “1987년에 이병철 선대 회장 이후 회장(2대)이 됐을 때 하신 말씀이나 신경영 선언(1993년) 이후 사장단 회의 때 하신 말씀을 생각하면 항상 7~10년 정도는 앞서가셨던 거 같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당시에는 (이건희 회장이) ‘왜 이렇게 생각하실까, 이런 게 맞나’ 했던 것들이 몇 년이 지나면 현실이 돼 있던 것들이 상당히 있다”며 “삼성 반도체의 전신이 된 한국 반도체를 사재를 털어 인수했던 것도 당시 반도체가 중요하다 봤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전 전 장관은 사장단 회의 때 이건희 회장의 지시사항 등을 적어놓은 노트를 지금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런 선견지명을 바탕으로 이건희 회장이 삼성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변모시켰다고 봤다. 진 전 장관은 “이병철 전 회장이 반도체 투자를 많이 했지만 결국 꽃을 피우고 세계 1등이 되고 반도체에 이어 휴대폰과 가전으로 이어지는 세계 초일류 삼성을 만든 것은 누구의 덕도 아니고 이건희 회장이 하신 일”이라며 “이건희 회장이 이병철 회장 때보다 삼성을 100배 이상으로 키웠다고 보면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전 장관은 “(이건희 회장이) 항상 위기의식을 강조하셨다”며 “평상시에도 ‘3년, 5년 뒤에 회사가 망할지 모르니 지금 정신 차리고 있어라’. ‘항상 긴장감을 가지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라’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떠올렸다.

진 전 장관은 이건희 회장의 일화와 관련해 과거 삼성전자가 D램의 원천기술을 갖고 있던 미국의 IT기업 TI(텍사스인스트루먼트)과의 특허소송에서 패했던 상황을 소개했다. 그는 “10년간 1조원의 특허료를 지불하게 돼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하러 갔을 때가 기억난다”며 “당시 억울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했는데 보고를 마치자 갑자기 이건희 회장이 ‘TI 얼마 주면 살 수 있느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말씀을 하셔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TI는 1986년 삼성전자가 자사 특허를 사용해 D램을 설계했다고 주장해 소송에 나서 결국 승소했다. 이 사건은 삼성전자에 특허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로 작용한다. 특허 소송을 하던 상대 기업을 아예 인수해버리겠다는 과감한 전략을 이건희 회장이 피력했다는 일화다.

진 전 장관은 미국 스탠퍼드대 전자공학 박사 출신이다. 미국 IBM 연구소에서 일하다 1985년 삼성전자로 옮겨 세계 최초인 16메가(M)D램 개발을 이끈 인물이다. 이건희 회장이 영입한 ‘S급 인재’의 대표적 케이스다. 삼성 반도체 신화를 이끌어 ‘미스터 칩(반도체 사나이)’으로 통한다. 삼성전자에서 메모리반도체 개발센터장과 메모리사업부장(전무)과 시스템LSI 사업부장(부사장)·정보가전총괄(사장)·디지털미디어총괄(사장)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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