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이란 석유장관인 비잔 남다르 잔가네(왼쪽)이 2018년 8월 26일 이란 테헤란 의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AFP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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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내달 5일 미국이 주도하는 이란 석유 거래 금지 제재가 시작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이란산 석유를 몰래 사들여 러시아산으로 수출하는 형태로 제재를 피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행정부 내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고위 관리는 FT에 “이란은 제재를 피하기 위해 러시아를 통해 석유를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며 “미 제재를 피해 러시아가 이란산 석유를 수출하는 것을 막는 것이 현재 최대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존 볼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 고위급 관리를 만난다. 그는 이어 인접한 석유 수출국인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한다.
러시아와 이란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주요 동맹국으로 러시아는 미 행정부의 이란 제재 재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비잔 넘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지난주 러시아를 방문했다.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석유 생산량을 늘림으로써 세계 석유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란산 석유가 러시아로 밀수될 경우, 발각될 가능성은 크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이란 간 송유관 파이프를 공유하지 않아, 석유 이동은 유조선을 통한 해상 수송에 의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러시아 석유 기업들의 미 제재 위험을 무릅쓰고 이란산 석유를 수입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영국의 석유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로즈네프트(Rosneft) 주식을 19.95%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가 국내에서 필요한 석유 수요를 이란산 석유로 대체하고 자국의 석유 수출 물량을 늘릴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와 이란 사이의 ‘석유를 위한 석유 계획’은 수년간 논의됐으나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이란 제재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