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빅테크 일자리 2만여개 사라졌다…"AI發 감원 계속"

올 들어 美 기술기업 85곳 2만3770명 감원
AI 분야 투자 확대…산업 재배치 일환
"美 기술기업 선택과 집중…감원 필연적"
  • 등록 2024-01-26 오후 3:54:50

    수정 2024-01-26 오후 4:10:32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글로벌 빅테크업계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투자를 확대하면서 비용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른 분야의 인력감축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26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기술 산업의 감원현황을 분석하는 레이오프스(Layoffs.fyi)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 현재까지 85곳 기술기업에서 2만3770명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빅테크들이 AI에 대한 투자를 우선시하고 채용에 나서면서 올해까지 감원이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상무이사는 “구글과 나머지 빅테크 기업들은 비전략적인 분야를 줄이면서 AI에 큰 베팅을 하고 있다”며 “기술업계 전반의 군비경쟁이 계속되면서 일부 분야에서는 빅테크의 감원이 계속되는 반면, AI 분야 채용 열풍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일어나고 있는 빅테크 기업의 해고는 2022년과 2023년 이뤄진 대규모 해고와 달리 AI로 산업 재배치에 따라 이뤄지는 일반적인 구조조정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 기업들의 해고 규모는 2022년(16만4969명)과 2023년(26만2595명)에 약 43만명에 달했다. 레이첼 세더버그 미국 노동시장 분석업체 라이트캐스트의 수석 연구원은 “미국 기술 기업은 항상 집중하고 싶은 분야를 선택해 집중하며 이에 따라 감원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미 구글은 2023년 하반기에 더욱 효율적이고 보다 나은 업무를 수행하고 제품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기 위해 변화를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구글은 AI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리면서 올해 더 많은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고 직원들에게 경고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7일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우리는 야삼찬 목표를 갖고 있으며 올해 큰 우선순위에 투자할 것”이라며 “경영진이 올해 AI 관련 목표를 공유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실은 이러한 투자를 위한 역량을 확보하려면 어려운 선택(인력감축)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2022~2024년 기술 산업 감원 현황(사진=레이오프스 홈페이지 갈무리)
구글이 이달 초 효율성을 높이고 가장 중요한 사업 우선순위에 집중하기 위해 수백개의 일자리를 감축한 것은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를 따라잡으려는 조치라고 CNBC는 설명했다. 구글은 빙(Bing) 검색에 챗GPT를 통합하고 AI 기능으로 검색엔진을 강화하도록 조치했다.

알렉스 칸트로위츠 테크 전문 매체인 빅테크놀로지의 창립자는 “AI를 훈련하고 배포하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드는데 이러한 것이 오늘날 구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며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AI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아마존은 이달 초 비디오 스트리밍 및 스튜디오 부서에서 수백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트위치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과 오더블 오디오북 부서에서도 인력을 감축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지난 19일 AI 서비스의 핵심인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확장을 위해 2027년까지 일본에 2조26000억엔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AWS는 세계 최대 클라우드 제공업체이지만, MS가 챗GPT 제조사인 오픈AI에 130억달러를 투자하고, 구글이 AI챗본인 바드를 출시한 지 몇 달이 지나서야 대규모 언어모델 타이탄을 출시하는 등 생성형 AI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CNBC는 짚었다.

다른 기업들도 AI 기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일자리를 줄이려 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독일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인 SAP은 지난 23일 주요 전략적 성장분야인 비즈니스 AI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약 8000개의 직책을 구조조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온라인 중고차 마켓 브이룸은 자동차 금융과 AI 서비스에 집중하고 전자상거래와 중고차딜러 사업을 폐쇄할 계획으로 약 800명의 일자리를 갑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언어학습업체 듀오링고는 언어학습 앱이 AI를 사용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등 사내 프로젝트가 종료되면서 계약직 10%를 감축할 것으로 전해졌다. 샘 달시머 듀오링고 대변인은 “최근 인력감축은 제공 서비스 내 콘텐츠 생성 및 공유 방식의 변화로 기존 계약 직원의 작업이 더는 필요하지 않아서 불가피했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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