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 하원 내 공화당 강경파가 이스라엘·우크라이나 패키지 지원안이 아닌 이스라엘 단독 지원 예산안만 처리하려는 데 대해 백악관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공화당 안에서도 상원에선 부정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사진=AFP) |
|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백악관 관리예산처는 이날 성명을 내고 공화당 주도로 이스라엘 단독 지원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리예산처는 이스라엘에 대한 단독 지원 예산에 대해 “이스라엘 지원에 당파성을 집어 넣었다”며 “이스라엘과 중동, 미국 안보에 좋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미 백악관은 우크라이나에 614억달러(약 83조원), 이스라엘에 143억달러(약 19조원)을 지원하는 등 총 1060억달러(약 143조원)에 달하는 패키지 예산안을 이달 의회에 제출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약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상원 세출위원회에 출석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 지원이 없으면 푸틴은 (우크라이나에서)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와 달리 공화당 소속 마이클 존슨 하원의장은 이스라엘 지원 예산안만 이번 주 하원에 상정하겠다고 지난 주말 밝혔다. 그는 “지금 이스라엘에서 일어나는 일은 즉각적인 관심이 필요하며 우리는 그 문제를 분리해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슨 의장을 비롯한 공화당 강경파는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 지원에 소극적이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에서 이스라엘 단독 지원 예산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상원 문턱까지 넘기는 쉽지 않다. 상원에선 51(친민주당 무소속 포함)대 49로 민주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이다. 같은 공화당에서도 온건파가 많은 상원에선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함께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크다.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우린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대만, (미-멕시코) 국경 등 네 지역에서 모두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