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감축법 시행으로 '폐배터리' 뜬다…SK도 투자

폐배터리서 재활용 가능 금속 추출하고 부품 생산도
신규 광산 확보 어려운 상황 속 中 의존도 낮추는 대안
대규모 투자 이어지며 공장 확대 및 신설에 속도
  • 등록 2022-09-15 오후 2:36:52

    수정 2022-09-15 오후 2:36:52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시행된 이후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이 각광을 받으며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배터리에 들어가는 광물·부품을 일정 비율 이상 미국 등에서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생산에 있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 AFP)


14일(현지시간) 월스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 스타트업인 어센드 엘리먼츠(어센드)는 최근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와 재규어 랜드로버 등으로부터 3억달러(약 4180억원) 이상을 투자받았다.

어센드는 폐배터리에서 희소금속을 추출하는 기술과 폐배터리로부터 불순물을 제거한 뒤 배터리 양극재 기초 재료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기술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5억달러(약 6960억원)가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2015년 설립된 어센드는 미 조지아주 코빙턴에 폐배터리 재활용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켄터키주에 10억달러(약 1조3930억원)를 들여 더 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마이크 오크론리 어센드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 감축법 발효 이후) 고객과 논의의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며 “핵심 배터리 재료의 국내 조달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전 최고기술책임자(CTO) J.B. 스트라블이 운영하는 배터리 재활용 업체 레드우드 머티리얼스(레드우드)는 7억7500만달러(약 1조79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최근 네바다 북서부에 있는 배터리 부품 생산 시설에 35억달러(약 4조874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라이사이클은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으며, 세계적 광산업체 글렌코어로부터 2억달러(약 279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라이사이클은 현재 뉴욕주 로체스터에 공장에 배터리 화학물질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을 짓고 있으며, 오하이오·앨라배마주와 노르웨이, 독일에도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WSJ은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로 미국 내 신규 광산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산 배터리를 우대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까지 시행되면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산 광물과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산업에서 미국 등의 공급망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 배터리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지난달 중순부터 발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전기차에 탑재하는 배터리를 미국 내에서 생산하고, 배터리에 들어가는 광물과 부품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일정 비율 이상 조달해야 최대 7500달러(약 1044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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