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대 총선이 치러진 15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상황실에서는 출구조사 발표 직후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당 관계자는 발표 직전 승리를 직감한 듯 “환호성은 자제해달라.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개표방송을 참관해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상황실에서는 격전지인 서울 종로·광진을·동작을 등에서 여당 후보가 앞서는 지역구 예측치가 나올 때마다 박수·함성이 계속됐다. 서울 강남갑과 송파을 등 민주당 후보가 뒤지는 지역구 예상 발표에서는 탄식이 흐르기도 했다.
다만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 등 주요 지도부는 들뜬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차분하게 방송을 지켜보는 편이었다.
이낙연 위원장은 출구조사 방송을 지켜보다 오후 6시 34분쯤 “출구조사 결과는 출구조사결과일 뿐이다”며 “선거기간에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조속한 극복에 대한 국민 주문을 절감하면서 선거에 임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선거 이후에도 국난극복을 최우선으로 삼아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선거 개표결과를 겸허한 마음으로 기다리겠다”고 설명했다.
|
국회도서관 대강당의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합동 상황실에서는 출구조사 발표 직후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당혹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서 통합당 후보들이 승리하는 전망이 나올 때만 간간이 박수가 나왔다.
황 대표는 오후 6시 40분쯤 자리에서 일어나 참석자들과 주먹인사를 나눈 뒤 “이번 총선은 미래를 여는 선거라고 생각한다”며 “국민들께서 위대함을 보여주시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선거기간 중 만난 국민들의 절절한 호소와 바람을 잊지 않겠다”며 “개표를 끝까지 지켜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황 대표 발언 뒤 상황실에서는 “파이팅”이라며 박수와 환호성이 이어졌고 황 대표는 미소를 짓기도 했다.
손학규 “실망, 커다란 진영구도로 휩쓸려”
한자릿수 초반대 의석을 기록하는 것으로 관측된 민생당과 정의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은 말 그대로 초상집 분위기였다.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출구조사결과를 보면 크게 실망스럽다”며 “이번 총선이 또다시 커다란 지역, 진영구도로 휩쓸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거대 정당들의 비례 위성정당 경쟁으로 아주 어려운 선거를 치렀다”며 “출구조사는 이전에도 많은 오차가 있었기 때문에 실제 결과는 더 나으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는 “당혹스럽다”면서도 “12시간 최종 개표 때까지 시간이 남아 있으니 출구조사 결과보다는 더 좋은 결과를 예상해보겠다”고 전했다.
한편 KBS 출구조사는 민주당·더불어시민당 155~178석, 통합당·미래한국당 107~130석, 민생당 0석, 정의당 5~7석, 국민의당 2~4석, 열린민주당 1~3석 등으로 예상했다. MBC는 민주당·더불어시민당 153~170석, 통합당·미래한국당 116~133석, 민생당 0석, 정의당 5~6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2석 등으로 전망했다. SBS는 민주당·더불어시민당 154~177석, 통합당·미래한국당 107~131석, 민생당 0~4석, 정의당 4~8석, 국민의당 3~5석, 열린민주당 0~3석 등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출구조사는 26.69%의 역대 최고투표율을 기록한 사전투표를 반영하지 못하는 등 정확한 선거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