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바이오 후발주자지만 '맏형' 자처하는 삼성

삼성바이오에피스,바이오제약 업계 교류회 3년째 개최
바이오업계 대표적 네트워킹 및 정보교환 장으로 부상
틀에박힌 정부기관,협단체 행사와는 대조적인 모습
주최측 알리지 않고 식순없이 자유로운 분위기 행사
  • 등록 2019-02-27 오전 10:47:05

    수정 2019-04-12 오후 3:13:14

[이데일리 류성 기자] 지난 25일 서울 청담동의 한 연회장에서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독특한 모임이어선지 행사 시작 시간은 저녁 7시30분이었지만 20여분 전에 이미 행사장은 참석자들로 왁자지껄했다.

이날 행사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주최한 바이오·제약업계 교류회. 제약·바이오,의료기기 업체 종사자는 물론 벤처캐피털스트, 법무법인 변호사,변리사,대학교수등 250여명이 이 행사에 참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당초 150여명 가량이 이 행사에 올것으로 예상했다. 그만큼 행사에 대한 참석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삼성이 주최한 행사라지만 행사장 어디에도 POP나 현수막,안내 책자 등 주최측을 알리는 어떤 단서도 찾아볼수 없었다. 상당한 비용을 들여 행사를 개최한 삼성바이오에피스로서는 아쉬울 법도 하지만 이런 희생 덕분에 자유스런 교류회의 취지가 더욱 살아나는 분위기였다. 그러다보니 이날 행사는 주인과 손님이 없고 마치 친분있는 사람끼리 어울리는 전형적인 사교모임같았다.

행사 참석자들은 삼삼오오 스탠딩 테이블을 중심으로 서서 와인이나 맥주를 마시며 업계 트렌드를 공유하고 비즈니스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이었다.행사에 정해준 순서나 형식은 없었다. 모두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유익한 정보를 교환하는 자리였다.

행사 중에는 ‘오픈 스피치’ 시간이 있어 참석자들 중에 자발적으로 나서 5~7분 정도 마이크를 잡고 업계 이슈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도 주어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배진건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 고문 ,구중회 LB인베스트먼트 전무, 박구선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등이 나와 간단하게 자신들이 속한 기업이나 단체를 소개하고 주요 현안을 참석자들과 공유했다.이날 행사는 밤 10시가 넘어서야 끝이났다.

행사장에서 만난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는 “국내 바이오·제약 업계 관계자들에게 업계 트렌드 공유 및 자유로운 정보 교환을 위한 장을 제공하기 위해 이번 교류회를 마련하게 됐다“며 ”여러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참여해 서로 친분을 쌓고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기회가 될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 바이오·제약 교류회를 지난 2017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3년째 총 11차례 열었다.

이번 행사는 그간 정부 기관이나 협회,단체가 주최하는 틀에 박힌 행사에 익숙해있던 참석자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특히 식순에 사로잡혀 참석자들을 예외없이 피동적 존재로 전락시키는 정부 부처나 협·단체가 주최하는 각종 행사와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다수가 모이는 공식적 행사에서 반드시 행사순서를 갖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 아닐수도 있다는 점도 떠올리게 했다. 이런 교류모임의 경우처럼 어떤 행사는 식순에 얽매이다보면 정작 행사의 취지를 퇴색시킬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처럼 자유스런 형식의 행사도 민간기업이 주최하니 가능했을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사업에 뒤늦게 뛰어든 후발주자이다. 바이오업계에서는 ‘막내’같은 존재다. 하지만 이 회사가 바이오·제약업계의 네트워킹을 위해 자발적으로 마련한 이번 행사는 막내도 얼마든지 ‘맏형 노릇’을 할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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