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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가 2025억8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청탁금지법 시행 등 기업심리 위축에 따라 지원 기업수 및 지원 건수는 상당히 줄어들어 기업의 지원 규모는 사실상 소폭 감소했다.
개별 기업 가운데에서는 KT&G가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기업출연 문화재단 부문에선 삼성문화재단이 14년째 1위를 고수했다. 지난 2015년 10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사재 100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롯데문화재단은 운영 1년만에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한국메세나협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6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협회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금액은 2015년보다 12.2% 늘어난 2025억81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개별기업들의 지원 총액은 1106억3300만원, 문화재단 지원 규모는 919억4800만원이었다. 이는 총 497개 기업이 1463건의 사업에 지원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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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원 기업수와 지원 건수는 각각 18.4%, 5.3% 감소해 질적 측면에서는 퇴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정치적 악재들로 인해 소액기부를 하던 기업들이 이를 철회하거나,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기업의 문화소비심리 위축 등이 실질적인 감소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협회 측은 분석했다.
2016년도 9월 28일부터 시행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은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활동 위축에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청탁금지법이 2016년도 하반기 메세나 활동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문항에 응답한 기업 중 23.8%가 문화예술 지원 관련 지출을 축소하거나 중단했다고 답했다. 또 2017년의 지출금액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답변도 17.7%를 차지했다.
지원 주체별 현황을 살펴보면 기업출연 재단부문에서는 삼성문화재단이 14년째 연속 1위를 고수했다. 리움·호암 등 미술관 운영을 중심으로 해외 유명 미술관과의 교류 및 협력을 통해 미술사업의 전문화·국제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예술지원 상위 10개 문화재단을 보면 롯데문화재단이 새롭게 진입,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이어 LG연암문화재단(3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4위), GS칼텍스재단(5위), CJ문화재단(6위), 두산연강재단(7위), 현대차정몽구재단(8위), 대산문화재단(9워), 파라다이스문화재단(10위)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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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측은 “청탁금지법과 관련한 큰 우려 중 하나는 법 해석의 모호성으로 인해 기업들이 예술에 대한 지원을 심리적으로 꺼리게 되는 것에 있다”며 “법 해석과 적용 과정에서 융통성을 발휘해 문화예술 지원에 대한 기업의 심리적 위축감을 해소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기업과 예술계는 문화예술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새로운 예술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면서 “예술계는 직접적 후원 유치 외에도 우수한 콘텐츠 개발과 판매를 모색하는 등 경쟁력 대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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