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결전의날‥빗방울속 마지막 총력 유세전(종합)

  • 등록 2013-04-23 오후 5:10:19

    수정 2013-04-23 오후 6:33:27

[이데일리 김정남 정다슬 기자] 23일 오전 7시 서울 노원구 상계역 인근 당고개오거리. 4·24 노원병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는 쌩쌩 지나는 출근차량을 향해 연신 고개를 숙였다. 두 딸과 나란히 선 허 후보는 양손 엄지손가락을 위로 올리면서 “기호1번 허준영”이라고 외쳤다. 오전 6시30분께 시작된 출근인사는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진 오전 8시10분에야 끝이 났다.

비슷한 시각 안철수 무소속 후보도 상계동 인근의 민심을 훑고 있었다. 안 후보는 오전 6시30분부터 온수골사거리에서 출근인사를 한 후 오전 10시 자택인 늘푸름아파트에서 차량을 통해 이동하면서 유세를 이어갔다. 그는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서민을 위한 정치, 민생을 위한 정치”라고 강조했다. 오전 10시30분 수락산리버시티에 도착했을 때 “아파트창문 열어주세요”라는 안 후보 측의 유세방송을 듣고 여기저기서 주민들이 몰려들기도 했다.

정태흥 통합진보당 후보와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 역시 이날 오전 6시부터 각각 수락산역과 마들역 근처에서 저인망식 선거운동을 벌였다.

선거 전 마지막 날 하이라이트는 오전 11시 노원역 인근 롯데백화점에서 이뤄졌다.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에서 주최한 투표참여·바른선택 전국캠페인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든 후보가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협회 측은 당초 참석인원을 100명 정도로 추산했으나, 선거 막바지 높은 관심 덕에 200명에 육박하는 인파가 운집했다.

눈앞에서 상대를 확인한 후보들은 각자 슬로건을 알리기에 바빴다. 깨끗한 선거운동이라는 취지가 무색할 정도였다. 허 후보는 “거대 정치담론이 필요한 게 아니라 지역일꾼이 필요하다”면서 안 후보의 ‘새정치’를 에둘러 비판했으며, 안 후보 역시 “상대를 비방하지 않는 선거를 끝까지 이어갈 것”이라면서 허 후보와 차별화를 꾀했다.

행사 후 기자와 만난 허 후보는 소회를 묻는 질문에 “무조건 필승”이라고 했다. 그는 여론조사의 부당성도 강하게 지적했다. 안 후보에 크게 뒤진다는 최근 여론조사에 대해 “추후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면서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의 결과는 박빙”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노원병 바닥민심은 다르다”는 것이다. 허 후보 측 관계자는 “지난 19일 여의도연구소로부터 (안 후보에) 6%포인트 안팎 뒤진다는 결과를 들었다”면서 “역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안 후보는 오로지 새 정치 슬로건을 설파하는데 집중했다. 상대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는 “정치가 민생을 도외시한 채 사익을 추구하고, 자기들끼리 똘똘 뭉치는 적대적인 공생구조를 만드는데 국민들이 실망을 느꼈다. 그런 것들이 낡은 정치다”면서 “(당선이 된다면) 이런 것에 반하는 새 정치를 실행으로 옮기고 싶다”고 했다. “상계동에서 새 정치의 씨를 뿌리고 꽃을 피울 것”이라고도 했다.

노회찬 전 의원의 아내인 김지선 후보는 이날 행사에서 “이번 선거는 노 전 의원의 삼성 X파일 유죄판결로 치러지게 됐다”면서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을 찾는 선거”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저인망식 유세전은 오후에도 이어졌다. 허 후보는 오후 4시30분 노원역 10번출구 앞에서 붕어빵·호떡 등을 파는 인근 노점상들과 일일이 인사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에도 수락산역·마들역·상계역 등을 돌며 퇴근인사를 할 예정이다. 안 후보 역시 오후 내내 상계동 인근 아파트단지를 돌면서 유세전을 펼쳤다. 오후 7시40분에는 ‘새정치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의 마무리 유세를 펼친다. 정 후보와 김 후보 역시 이날 오후 유세차량을 이용해 상계동 구석구석을 훑었다.

이번 재보선은 외견상으로는 여당의 과반의석을 흔들 정도의 ‘미니’ 총선급은 아니다. 다만 박근혜정부 출범후 처음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또 서울 노원병의 안 후보 외에 김무성 새무리당 후보(부산 영도), 이완구 새누리당 후보(부여·청양)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대거 나온 까닭에 선거결과에 따라 야권발 정계개편이나 여당 지도부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많아 관심을 모은다. 복수의 정치권 관계자들은 “이번 재보선의 투표율은 기존 보다 더 높은 수준인 50%에 육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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