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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연극 `연애시대`는 드라마 `연애시대`와의 비교가 불가피하게 됐다. 그래서 원작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오는 방법을 택했다. 따라서 주인공 이름도 은호와 동진이 아닌, 하루와 리이치로가 됐고 주변 인물들과 에피소드 역시 드라마와는 다르게 했다. 따라서 드라마의 연극화보다는 소설의 연극화가 된 셈이다.
최근 대학로의 이른바 `멜로 연극`이 남녀간 연애의 솔직함과 화끈함을 강조하는 게 유행인 반면 `연애시대`는 드러나지 않은 애틋함을 미학으로 한다. 원작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한계를 감안해도 작품은 시종일관 감칠맛을 준다. 특히 직설적이지 않고 서로의 감정에 대해 은유적인 대사들은 연극 ‘연애시대’에서도 여전한 울림과 함께 마음 속 미열을 발생시킨다.
하루 역에 더블캐스팅 된 주인영은 박시은에 비해 여성적인 매력은 부족하지만 감정의 진폭과 몰입도 면에서는 박시은보다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리이치로 역의 김영필과 김다현은 두 여주인공보다 이질적이지 않은 모습을 선사한다. 연극 `옥탑방 고양이`에서 공감가는 연애얘기로 관객들에게 어필해온 김태형이 연출을 맡았다.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다음달 20일까지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