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말…헤어진걸까?

연극 `연애시대`
11월20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공연
  • 등록 2011-10-06 오후 5:39:02

    수정 2011-10-06 오후 7:21:44

▲ 연극 `연애시대`(사진=쇼플레이)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2006년 봄. 16부작 드라마가 한국 젊은 여성들에게 특별한 사랑을 받았다. 일본 소설가 노자와 하사시가 1997년에 발표한 소설 ‘연애시대’를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각색한 동명의 드라마가 그것이다. 손예진·감우성 주연의 드라마 ‘연애시대’는 사산한 아이 때문에 이혼한 젊은 부부가 오히려 결혼 생활 때보다 더 애틋하게 서로를 그리워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덕분에 연극 `연애시대`는 드라마 `연애시대`와의 비교가 불가피하게 됐다. 그래서 원작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오는 방법을 택했다. 따라서 주인공 이름도 은호와 동진이 아닌, 하루와 리이치로가 됐고 주변 인물들과 에피소드 역시 드라마와는 다르게 했다. 따라서 드라마의 연극화보다는 소설의 연극화가 된 셈이다.

최근 대학로의 이른바 `멜로 연극`이 남녀간 연애의 솔직함과 화끈함을 강조하는 게 유행인 반면 `연애시대`는 드러나지 않은 애틋함을 미학으로 한다. 원작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한계를 감안해도 작품은 시종일관 감칠맛을 준다. 특히 직설적이지 않고 서로의 감정에 대해 은유적인 대사들은 연극 ‘연애시대’에서도 여전한 울림과 함께 마음 속 미열을 발생시킨다.

소극장 연극답게 무대는 단출하다. 몇 가지 재기 넘치는 아이디어로 무대를 카페, 서점, 주점, 병원, 기차 안, 기차 역 등으로 변형시켰다. 비교적 자주 변하는 무대 공간 덕에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전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탤런트 박시은이 데뷔 후 14년 만에 이 작품을 통해 연극에 데뷔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시은은 수영강사인 하루를 연상하기에는 여린 몸매에다 목소리 역시 크지 않지만 후반부 눈물연기에서 흡입력을 발휘했다.

하루 역에 더블캐스팅 된 주인영은 박시은에 비해 여성적인 매력은 부족하지만 감정의 진폭과 몰입도 면에서는 박시은보다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리이치로 역의 김영필과 김다현은 두 여주인공보다 이질적이지 않은 모습을 선사한다.   연극 `옥탑방 고양이`에서 공감가는 연애얘기로 관객들에게 어필해온 김태형이 연출을 맡았다.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다음달 20일까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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