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다이아몬드는 얼마나 있는 겁니까?"

씨앤케이인터 기업설명회
기대했던 다이아몬드 `확정 매장량` 발표없이 끝나
  • 등록 2011-08-25 오후 5:27:24

    수정 2011-08-26 오전 9:42:51

[이데일리 안준형 기자] "그래서 확정 매장량은 얼마나 된다는 얘기입니까?"

25일 씨앤케이인터(039530)내셔널(옛 코코엔터프라이즈)의 기업설명회장. 3시간 넘게 진행됐던 설명회가 끝난 뒤, 한 개인투자자가 던진 질문이다.

오덕균 대표이사는 "확실하게 증명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 내년 상반기 생산에 들어가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오 대표가 즉답을 피하자, 또 다른 투자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이번 기업 설명회의 기술보고서(ITR)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매장량이 확정이 아닌 추정이라 실망이다. 기술보고서가 기대 수준 이하"라며 또다시 확답을 요구했다.

오 대표는 "이번 보고서는 역암층(Conglomerate)이 크고, 그 속에 다이아몬드가 있다는 사실만 알아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의구심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에 처음 질문했던 투자자가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확정 매장량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던 주주총회가 끝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이번에도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며 "실망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장 초반 4%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기업설명회가 끝나자 하한가로 떨어졌다.

◇ 오전 9시 4% 급등.."매장량 얼마나 될까" 기대 이날 오전 9시7분. 씨앤케이인터는 전일대비 4.98% 올랐다. 10시부터 진행될 기업설명회에 대한 관심이 주가에 반영됐다. 그동안의 쌓였던 궁금증을 풀어줄 것이란 기대감이었다.

씨앤케이인터 주가는 지난해 말부터 무섭게 치솟았다. 모회사인 CNK마이닝이 카메룬에서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불을 지폈다. 추정 매장량이 4억2000만 캐럿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2.5배에 달한다는 빅뉴스였다. 12월 2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한 달 만에 1만8000원대까지 뛰었다.

하지만 매장량에 대한 의문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카메룬 정부로부터 개발권을 확보한 것은 사실이었다. 외교통상부도 자료를 내며 다이아몬드 개발권 확보를 인정했다. 그러나 그곳에 실제로 얼마큼의 다이아몬드가 묻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회사에서 내놓은 수치는 공식기관에서 인정하지 않은 `주장`이란 의혹마저 제기됐다.   이후 주가는 2월부터 7월까지 7000~9000원대까지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확정 매장량 발표를 한 달 앞둔 7월 주가는 8000원에서 1만4000대까지 뛰었다.

◇오전 10시30분 13%대 급락..알맹이 빠진 발표에 실망

오전 10시 정각 기업설명회가 시작됐다. 500여석의 행사장 자리는 투자자들로 꽉 찼다. 오덕균 대표이사는 "오늘 우리가 믿음으로 보아왔던 것이 현실이 되는 날"이라는 환영사로 투자자들을 맞았다.

5분여 뒤 손수학 마케팅전략연구소장(이사)이 기술보고서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세계적 광산 평가 회사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MSA사가 지난 7월31일에 작성한 101페이지짜리 보고서였다. 그동안의 의혹을 해결할 수 있는 이번 설명회의 하이라이트. 간단한 인사말과 시작된 뒤 10시30분에서야 기술보고서가 공개됐다.

하지만 "투자자의 불신을 불식시키겠다"며 시작한 프레젠테이션은 "잠재력은 높은 반면 다이아몬드의 품위와 가격을 확인해야 하고, 두 광산의 볼륨(규모) 확인이 필요하다"는 말로 바뀌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4%대의 상승세를 보이던 주가도 10시30분경 13.44%까지 급락했다.

보고서는 사업의 위험요소까지 담고 있었다. ▲다이아몬드를 생산할 수 있는 플랜트 보완이 필요하다 ▲채굴과정에서 도둑맞는 다이아몬드 등 정확한 광량을 측정할 수 없었다 ▲역암층에서 분류된 다이아몬드의 파손을 최소화해야한다 ▲카메룬 정부가 나중에 15% 지분을 더 확보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불명확하다 등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그동안 데이터베이스가 관리 되지 않았다 ▲킴벌리프로세스가 도입되면 매장량 탐사를 요청하라는 권고사항도 이어졌다. 킴벌리프로세스는 국제적으로 합법적으로 다이아몬드를 거래할 수 있는 제도로, 카메룬 정부는 올해말에 가입할 계획이다. 

결국 투자자들이 기다렸던 확정 매장량은 프리젠테이션이 끝난 뒤에도 들을 수 없었다.

◇오후 1시20분 행사 끝나자 하한가

김해수 본부장과 이동엽 본부장의 프리젠테이션이 이어졌지만,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오전 10시30분경 하한가 직전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5%대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기업설명회가 진행될수록 낙폭은 커졌다. 김 본부장이 카메룬에서 찍은 다이아몬드 광산의 현장 사진을 20장 넘게 공개하며 탐사현황을 설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오후 12시40분쯤 시작된 질의응답에도 확정 매장량이 왜 없느냐는 투자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하지만 오덕균 대표이사는 "내년부터 다이아몬드가 본격적으로 생산되면 확정 매장량이 공개될 것"이라는 대답만 되풀이 했다. 기업설명회는 원래 계획보다 20여분 늦은 오후 1시20분께 끝났다. 내리막을 걷던 주가도 오후 1시22분 정확히 하한가로 내려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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