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지난해 남부지방에서 나타난 가뭄이 227일 이어지며 관측 이래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 지난 8일 전남 완도군 금일읍 척치제가 가뭄 장기화로 저수율이 떨어져 있다.(사진=전라남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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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2년 연 기상가뭄 발생 특성’에 따르면 지난해 남부지방의 가뭄 발생 일수는 227.3일로 1974년 관측 이래 가장 오래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가뭄 일수는 156.8일로 2015년(168.2일)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중부지방 역시 지난해 가뭄 일수가 81.7일을 기록해 역대 11번째로 가뭄 기간이 길었고, 광주·전남의 경우 무려 281.3일 동안 가물었다.
지난해 봄 이동성고기압 영향으로 맑은 날이 많아지면서 전국적으로 강수량이 적은 탓에 가뭄이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하순부터 전남,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남부지방 기상 가뭄은 4월 중순엔 경북까지 확대됐고, 5월 초엔 전국으로 확대돼 가뭄 단계도 올라갔다.
서울·경기, 강원 등 중부지방은 지난해 6·8·10월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면서 6월 하순부터, 충북, 충남은 8월 중순부터 가뭄이 해소됐다. 다만 남부지방의 가뭄은 계속 이어졌으며, 특히 광주·전라남도는 연 강수량 854.5㎜를 기록하며 평년비가 60.9%에 그쳐 강수량 부족이 심했다.
기상청은 여름철에 주로 동서로 발달을 유지하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중부지방에서 저기압 및 정체전선이 발달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강수가 중부지방에 집중되면서 남부지방에는 충분한 양의 비가 내리지 못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지난해 유독 심했던 남부지방의 가뭄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더욱 가치 있는 기상가뭄 정보를 제공해 선제적 가뭄 대응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