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암호화폐를 결제수단으로 도입하려는 국내외 기업들의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의 비트코인을 사들였던 테슬라는 전기차 결제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추가했다. 지난 24일(현지 시간)부터 미국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개시했으며, 올해 연말까지 다른 국가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다날핀테크가 발행한 페이코인으로 주요 편의점을 비롯해 도미노피자·BBQ치킨·교보문고·골프존 등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결제 가능하다. 이마트24·CJ GCV와도 제휴해 사용처가 넓어질 예정이며, 페이코인 앱을 통해 외국에서도 결제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블록체인학회장을 맡는 박수용 서강대학교 교수는 “구매력 있는 소비자들의 암호화폐 결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업들도 자사의 상품에 암호화폐를 연동시키고 있다”며 “디파이(탈중앙화금융) 시장까지 가세하면서 디지털 세상에서의 경제시스템이 점점 단단해지고 있다. 결제수단에 암호화폐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치가 급등하면서 기업들의 암호화폐 투자가 활발해졌고, 나아가 결제수단으로 끌어들임과 동시에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IT기업들이 선도적으로 암호화폐 투자에 나서고 거래소 운영 등 적극적으로 암호화폐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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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로 인해 직접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암호화폐 거래소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넥슨은 국내 거래소 코빗을 사들인 데 이어 유럽 거래소 비트스팸프에도 4억달러를 투자했다.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 라인을 통해 일본 거래소 비트맥스와 미국 거래소 비트프론트를 운영하고 있다. 넥슨과 네이버는 국내 최대 거래소 빗썸 인수전의 후보로도 거론된다.
다만, 라인 관계자는 “한국 사업에 대해 뚜렷하게 계획을 얘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특금법에 따라 어떻게 움직이겠다고 말하기에는 아직은 성급한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기업들의 암호화폐 투자 및 사업 확대는 이미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계열사 그라운드X를 통해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의 경우 자체 발행한 암호화폐 클레이의 시가총액이 38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수혜를 제대로 받고 있다. 이는 카카오 시총의 86%에 육박하는 규모다.
박 교수는 “국내 블록체인 기술도 충분히 발전했고, 테슬라처럼 적극적으로 사업에 나서려는 기업들의 의욕도 충만하다”며 “정부가 관련 규제만 풀어주면 암호화폐 관련 사업도 완전히 꽃 피울 수 있는 단계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