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경보다 무섭다”…평촌 복덕방이 사색이 된 까닭

법 개정 후에도 복덕방 ‘사모임’ 활개
평촌 내 200여 곳 사모임서 담합행위
W부동산 온다는 소식에 이전 고민도
“반값중개보수, 적자생존경쟁의 시작”
  • 등록 2021-02-18 오전 11:01:00

    수정 2021-02-19 오전 8:29:11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적자생존’ 경쟁의 시작.

1기신도시 평촌(안양시 동안구)내 개업공인중개사(개업공인)들이 고민에 빠졌다. 오는 5월부터 반값 중개보수를 전면에 내걸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W부동산’이 온다는 소식 때문이다. 사모임에 가입한 개업공인들 사이에서는 “우리도 반값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 “동네를 아예 떠나야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푸념이 늘었다.

우리 동네에도 들어온대 중개사들 벌벌 떨게 하는 그것은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W부동산은 일반 중개업소와는 달리 중개보수를 법정수수료의 반값만 받아 중개업을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작년 2월 개업 당시 개업공인들의 담합모임인 ‘사모임’ 가입을 거부하고 이 같은 영업방식으로 덩치를 키워왔다. 사모임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원 개업중개인들로부터 시쳇말로 ‘왕따’를 당해야 했기 때문에 반값복비는 최후의 영업 수단이었던 셈이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개업공인은 지역별로 회원사들이 ‘점조직’을 형성해 매물을 공동중개하고 자기들만의 규칙을 정해 담합을 일삼아 왔다. 일명 ‘현대판 길드’라고 불렸다.

이들은 ‘텐’ ‘마이스파이더’ ‘날개’ 등 사설 내부공동거래망을 이용하면서 공동중개했고 신규회원에게 가입비 300만~2000만원을 받고 모임을 유지해 왔다. 회원인 개업공인이 회칙에 어긋난 행동을 하면 수백만 원에 달하는 벌금도 내야 한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연합뉴스)
회칙에는 △매물가 상한선 정하기 △전·월세 재계약시 중개보수(정상 수수료의 10%)받기 △네이버에 ‘집주인매물’ 올린 업소와 공동중개 안하기 △연장근무 제한 △회칙 위반시 부동산 사설거래망 2주 사용금지 △공동중개 원칙 위반시 중개수수료의 0.5% 벌금 △네이버부동산에 사진 올리지 않기 등이 있다.

평촌 내 사모임은 지난 2월 일명 ‘부동산담합처벌법’인 공인중개사법이 개정되면서 해체하는 가 싶더니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당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산하 안양 동안구지회(660개 업소) 외 현행법으로는 불법인 사모임이 평촌에는 자리 잡고 있었다. 개업공인 200여 곳이 모인 대규모 사모임이다. 이들은 법 개정 이후, 큰 덩치를 감추기 위해 6개 권역모임으로 흩어져 활동하고 있다.

비회원인 A개업공인은 “평촌에 있는 사모임에 들어가려면 가입비 300~500만원을 내야하고 또 사설망 이용료를 월 4만원에 회비 1만원을 매달 지불해야 한다”며 “가입하지 않으면 매물을 중개할 수 없도록 왕따를 시키고 이런 불법을 관할 구청이나 국토교통부에 신고해도 그들은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신규 개업공인은 정상적인 영업을 위해서 사모임에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가입해야 하는 처지인 셈이다.

드높던 사모임의 콧대. 법으로 처벌한다고 해도 꿈쩍않던 이들이 ‘W부동산’이 온다는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회원사 중에서는 탈퇴 후 권리금만 받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고려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B개업공인은 “평촌지역은 이미 비회원 중 반값복비로 중개업을 하는 분이 있기 때문에 반값중개의 무서움을 다 알고 있다. 반값중개를 하는 집 옆으로는 어떤 부동산도 살아남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사모임을 통한 공동중개와 권리금 때문에 사모임을 마음대로 탈퇴하거나 반값중개 마케팅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지역의 부동산중개업 권리금은 7000만원에서 2억원에 달한다. 사모임을 탈퇴하면 권리금이 반값이 된다. 이 때문에 W부동산이 들어오면 타지역으로 나가는 것이 낫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다시말해 권리금을 챙겨 떠나겠다는 의미다.

B개업공인은 “‘호구’(내 자리를 이어받을 사람)가 나타나길 기다릴 뿐”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