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떠나고 있다. 호황기 빚을 내 산 아파트 대출 원리금 상환에 더해 집은 없더라도 치솟는 전셋값에 끌어올 재원이 마땅치 않아 어쩔 수 없이 주식 계좌에 손을 대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투자자는 496만1000명으로 2011년 523만3000명보다 27만2000명, 5.2% 줄었다. 외국인과 기관 등 법인주식투자자를 합한 전체 주식투자자가 26만8000명이 줄어들었다. 외국인과 기관 등은 증가했는데 개인투자자만 주식시장을 떠났다는 의미다.
개인투자자 숫자가 줄어들기는 지난 2005년 이후 무려 7년만이다. 개인투자자의 절반을 차지하던 30대와 40대 주식투자자의 증시 이탈이 확연하다.
2010년 52.1%로 절반을 넘겼지만 2011년에는 48.4%로 절반 아래로 내려 왔고, 지난해에도 45.4%까지 낮아졌다. 특히 2008년 당시 30대 후반이었던 현재의 40대 초중반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2011년 14.3%에서 지난해 13.2%로 급격히 줄었다.
아파트 값 하락은 그칠 줄 모르는 반면 전셋값은 치솟는 부동산 시장 변화가 미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현재의 40대 초중반은 대표적으로 경제 호황기 끝물에 아파트 구매 대열에 합류했다가 부동산 값 하락에 대출 원리금 상환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 사지 않았던 이들은 물론이고 그 아래 세대는 2년 마다 치솟는 전셋값에 대응하느라 정신이 없다.
주식시장에서 30·40대는 가장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는 개인투자자로 평가된다. 결국 증시 입장에서는 기관 및 외국인과 함께 수급의 한 축을 담당하는 개인투자자라는 수급 주체가 허물어지고 있는 셈이다. 개인투자자의 빈 자리는 외국인이 채웠는데 올들어 증시는 외국인의 매매방향에 따라 급격히 출렁이고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가계자금은 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주택 가격이 횡보 또는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때 증시로 유입됐다”며 “부동산 가격이 안정된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주식시장도 매수 기반을 보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