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김원 교수 연구팀은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NAFLD)’이 진단된 환자 129명과 정상 대조군 75명 등 총 204명을 식이 섭취량에 따라 ‘고탄수화물 섭취군’과 ‘저탄수화물 섭취군’으로 나눈 후 탄수화물 섭취량에 따라 비알코올 지방간 발병 위험에 차이가 발생하는 지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진은 그룹별로 비알코올 지방간 발병과 관련이 있는 바이오마커의 체내 발현 수준을 비교하는 한편, 대상자들로부터 채집한 대변 샘플을 기반으로 탄수화물 섭취 정도에 따른 장내 미생물 환경 차이를 분석했다.
연구결과, 탄수화물이 하루 섭취 칼로리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고탄수화물 섭취군은 그렇지 않은 저탄수화물 섭취군과 비교해 비알코올 지방간이 발병할 위험이 유의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알코올 지방간을 가진 고탄수화물 섭취군은 조직학적 중증도가 상승함에 따라 염증의 원인이 되는 장내 세균 발현이 증가한 반면, 간섬유화 진행을 막는데 도움이 되는 ‘베일로넬라시에(Veillonellaceae)’, ‘루미노코카세(Ruminococcaceae)’ 박테리아의 장내 풍부함은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김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높은 비중의 탄수화물을 섭취할 경우 장내 미생물군의 변화로 인해 간 대사기능 및 비알코올 지방간의 중증도가 악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고탄수화물 섭취는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 등 대사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 등 영양소 균형이 잡힌 식단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진 SCIE급 국제학술지인 ‘장 미생물 저널(Gut Microbes)’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