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개월간(작년 9월 정운찬 총리 임명 이후) 세종시 논란 속에 건설사들은 공사는커녕 땅값 대금 연체이자로 수백억원 떠안고 있으며 수정안에 따라 투자계획을 발표한 삼성·한화·웅진·롯데 등은 투자시기를 놓치는 등 불이익을 받았다.
29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업계에 따르면 세종시에 주택건설을 목적으로 지난 2007년 12월 땅을 분양 받은 업체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12개사다. 분양받은 토지는 총 22개 필지(88만1000㎡)로 택지대금만 7401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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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은 세종시 공방 속에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토지대금 납부를 거부했다. 지난 5월 말 현재 총 분양대금 중 미납액은 5200여억원이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겨우 2차 중도금을 냈을 뿐이다. 미납에 따른 연체이자만 600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계약을 해지한 쌍용건설의 경우 계약금 76억2000만원은 환급받지 못했고 설계·용역비로 쓴 돈만도 20억원에 달해 1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의 수정안 발표로 세종시에 투자키로했던 기업들도 피해가 크긴 마찬가지다. 삼성·한화·웅진·롯데 등 4개 기업은 고심 끝에 세종시에 모두 4조515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수정안 발표 이후 5개월이 지난 현재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공장부지를 새로 찾는 것도 문제지만 허송세월한 시간이 뼈아프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기업에게 있어 시간은 돈과 같다"면서 "투자 적기를 놓치면 그 만큼 회복하는데 시간이 더 걸린다"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구체적인 계량화 과정과 경기상황 등을 고려해야겠지만 이번 세종시 논란으로 기업들은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입은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원안대로 추진되더라도 세종시 논란에 따른 공사지연으로 오는 2012년 예정인 `정부청사 1단계 준공 및 이전`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정부청사 1단계 2차공사 착공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행복도시건설청 관계자는 "현재 1단계 공사 사업비 4800억원 가운데 630억원이 집행됐다"며 "(세종시 논란 중에도)부지공사가 진행됐으며 청사 가운데 총리실만 골조공사가 25%정도 진행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