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지긋지긋" 성폭행 피해자 母 사이트개설

외국인에 불평등한 사법체계 성토…두바이-프랑스 외교관계 긴장
  • 등록 2007-11-01 오후 8:18:06

    수정 2007-11-01 오후 8:18:06

[노컷뉴스 제공] "이 사이트를 아이와 함께 두바이에서 쫓겨난 모든 파키스탄, 인도, 필리핀 어머니들에게 바친다"

두바이에서 자신의 15살 난 아들이 두바이 현지인 3명에게 집단 동성 성폭행당한 프랑스인 어머니가 외국인에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사법체계를 성토하는 '안티 두바이'사이트를 개설했다.

이 사건은 지난 7월 베로니끄 로베르씨의 아들 알렉스가 집으로 돌아가다 만난 현지인 급우가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며 제안해 차에 동승한 데부터 시작한다.

이 차에 미리 타고 있던 두바이 현지인 남성 3명은 알렉스의 집이 아닌 으슥한 곳으로 차를 몰더니 급기야 흉기로 위협한 뒤 차 안에서 알렉스를 돌아가며 성폭행했다.

알렉스의 부모가 분노했던 것은 성폭행 사건이 아니라 두바이 당국의 사건 처리과정에서 당한 불평등과 이슬람권 국가의 법의 모호성이었다.

알렉스를 성폭행한 남성 가운데 1명이 2003년 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에 걸려 수감된 전력이 있는데도 두바이 당국은 함구하다 9월 초에서야 알렉스의 부모가 우연히 알게 된 것이다.

게다가 사건당일 알렉스의 치료를 맡은 이집트 의사는 가해자의 DNA를 채취했을뿐 혈액 채취나 검경(檢鏡) 진찰도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알렉스에게 "네가 동성연애자인 줄 다 안다. 내게만 말하라"며 유도신문까지 했다.

알렉스 부모에 따르면 두바이 경찰과 검찰은 이 사건 조사과정 내내 성폭행사건을 동성연애자의 `애정행각'에서 벌어진 해프닝으로 몰고가면서 덮어두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초 변호인이 "자칫 잘못하면 알렉스가 동성연애자로 몰려 실형을 살 수 있으니 두바이를 떠나라"고 조언했던 것. 동성연애는 이슬람권에서 엄금하는 비도덕적 행위다.

결국 피해자로 재판에 출두하려고 두바이에 머물던 알렉스의 부모는 피해자이면서도 처벌이 두려워 스위스로 이사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강제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설명해도 현지인이 가해자로 연루된 사건이면 외국인은 재판에서 절대 불리한 것이 두바이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알렉스의 부모는 이를 프랑스 대사관에 알렸고 프랑스 정부의 항의 서한이 전달된 뒤에야 두바이 정부는 담당 검사를 교체하고 이들 가해자를 기소, 재판에 회부해 범인 2명에게 지난달 말 사형을 구형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 사건으로 두바이와 프랑스의 외교관계가 긴장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렉스의 어머니는 이 사이트에서 성폭행을 당한 미성년자를 위해 경찰에 전담시설을 도입할 것과 이들을 범죄 피해자의 위치로 대우할 것, 성폭행 사건 가해자의 전염병을 검사하는 제도와 예방조치를 할 것을 요구했다.

이 사건에 대해 두바이 현지에선 "프랑스 정도 되니 두바이 정부가 움직인 것"이라는 반응이다.

인도나 동남아시아, 북아프리카 등에서 온 외국인이 현지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면 흐지부지 넘기거나 오히려 성매매 여성으로 몰렸을 것이라는 뜻이다.

올해 초 두바이에 관광온 한국여성이 현지인 남성 2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는데 오히려 `돈을 받고 성매매를 했다'는 누명을 써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 풀려난 사건은 이미 현지 교민사회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사소한 자동차 접촉사고가 나도 가해자가 현지인이면 제대로 경찰조사나 피해보상도 못 받을 정도로 현지인이 특별대우를 받는 곳이 두바이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경제성장과 초호화 호텔의 그늘 속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못한 두바이의 `미개발' 분야가 바로 사법체계인 셈이다.

비즈니스 분야에선 외국인에게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는 `평등' 정책으로 유명한 두바이는 그러나 실제 거주하는 외국인에 대해선 아직 불평등의 벽을 무너뜨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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