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착륙 시나리오` 현실화 가능성은

  • 등록 2004-04-30 오후 4:51:20

    수정 2004-04-30 오후 4:51:20

[edaily 오상용기자] 세계경제 동력으로 주목받았던 중국경제가 낭떠러지로 치닫는 것일까. 경기과열과 이를 제어하려는 정책조합의 실패에 뒤따르는 급속한 경기후퇴(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세계경제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물론 중국의 경기과열과 경착륙에 대한 우려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아직은 한방향으로 쏠리지 않은채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다. ◇깊어진 고민 "위험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경제를 식히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내에 아주 강력하고 효과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전한 원자바오 총리의 발언이다. 이는 원 총리가 자주 언급했던 "한 칼에 베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과 강도가 달랐고, 시장은 충격에 빠져들었다. 실제 올들어 중국경제는 고삐풀린 모습이 지속되고 있다. 올 1분기 중국 GDP는 9.7% 증가했고, 고정자산투자는 연율기준 43% 증가했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2%를 기록하자 투자유입세와 시중에 풀린 자금이 지나치다는 걱정이 뒤따랐고, 치솟는 부동산 가격은 경기과열 국면의 전형으로 받아들여졌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자 정부는 부동산 매매거래가격을 제한하는 초강수까지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못 미더운 제동장치" 중국경제의 경착륙에 무게를 두는 진영은 중국정부의 경기 제동장치를 믿을 수 없다는 점을 주된 이유로 꼽는다. 투자과잉을 막겠다는 정부의 다짐에도 1분기 고정자산투자 증가속도가 전년의 배에 달하자, 일부 회의론자는 명백한 버블이라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의 앤디 시에는 "중국의 고정자산투자가 계속 늘어 40%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경착륙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은 투자 버블의 한 가운데 서 있다"고 단언했다. 넘쳐나는 돈도 문제다. 2월중 총통화(M2) 증가율은 19.4%로 인민은행의 목표치를 2.4%포인트 초과했다. 불룸버그의 칼럼니스트 윌리암 페섹은 30일자 칼럼에서 "중국 인민은행은 경기조절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하지만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페섹은 중국이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는 것은 답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펼쳐야 할 중앙은행(인민은행)이 정부의 고용·산업정책에 억눌려 제기능을 못한채 금리인상을 꺼리고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경착륙 예단 일러" 중국이 경착륙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RBC캐피탈마켓의 스트레티지스트 그레그 깁스는 "중국의 성장세가 잠시 휴지기를 맞을 수는 있겠지만, 급격한 침체에 대한 우려는 지나치다"고 말했다. 속도조절에 따른 휴지기는 있겠지만 급락은 없다는 그의 설명은 중국 정부의 경기안정 노력이 어느정도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입장에 가깝다. 보통 경기과열을 방치할 경우 과열의 온도만큼 경기 침체기때 냉기도 심하다. 경기싸이클이 하락기로 접어들때 그 낙폭을 줄이려는 것이 정부의 경기조절정책. 낙폭을 줄이기 위해서는 현재 과열된 경기를 완만하게 끌어내려야 한다. 전날 원자바오 총리의 발언에서 분명해진 것은 경기과열에 대한 정책당국의 우려는 깊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 수준의 거시정책의 효율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시장은 중국당국이 지금보다 수위가 높은 정책수단을 찾게 될 것으로도 해석한다. 물론 그 수단이 지나쳐도 경기가 급락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경제의 회복세를 감안할 때 중국만이 홀로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컨퍼런스보드의 애널리스트 가일 포슬러는 "올해 5.5%로 예상되는 세계경제 회복세와 이 보다 더 양호한 모습을 보일 미국경제를 감안할 때 중국경제만 거꾸로 가는 양상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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