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세계 최초' 프레스 금형 설계 자동화 “신형 그랜저 생산에 첫 적용”

복잡하고 금형 설계시스템, 자동화 개발
쌓인 설계 데이터 표준화해 시스템 구축
“설계 시간 75% 이상 단축, 불량률 낮춰”
전 공장에 본격 도입…연구개발 지속
  • 등록 2024-10-16 오전 10:22:43

    수정 2024-10-16 오후 7:18:54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수치 입력만 마치면 복잡한 금형 설계가 ‘뚝딱’”

현대차와 기아가 수십 년간 쌓아온 제조 노하우를 기반 삼아 복잡한 차량용 프레스 금형 설계를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자동설계 시스템을 활용하면 프레스 금형 설계 소요 시간을 75% 이상 단축할 수 있고 설계 오류 발생도 원천 차단해 보다 일관된 고품질의 부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현대차·기아 직원들이 프레스 금형 자동설계 시스템으로 설계되는 도면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기아)
현대차·기아는 프레스 금형 설계를 위한 기술 문서와 설계 조건 등의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산별 적으로 진행되던 금형 설계 프로세스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프레스 금형은 차량 트렁크나 후드, 펜더 등 차량 외판을 만들 때 쓰는 도구로 전체 설계 과정을 한 시스템으로 통합한 건 현대차와 기아가 처음이다.

자동차 외판 부품은 구조에 총 3~5번의 프레스 공정을 필요로 하며, 각 공정에는 각기 다른 금형이 사용된다. 이때 쓰이는 금형들은 각각 수많은 부품을 탑재한 복잡한 구조로 맞춤 제작이 필요하다. 차량 디자인이 바뀌거나 생산 현장의 요구가 발생할 경우, 금형 설계자는 수백 가지의 요구 사항을 분석해 복잡한 설계 과정을 다시 거쳐야 했다. 또 설계자마다 해석이 다를 수 있으므로 설계를 확인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반복해 도입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현대차·기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형 설계를 위한 기술 문서와 설계 조건 등 수십 년의 제조 과정에서 쌓아온 데이터를 표준화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를 활용하면 금형 설계자는 자동설계 시스템이 안내하는 과정에 맞춰 단계별로 필요한 수치만 입력하면 된다. 그러면 시스템이 최적의 프레스 금형 설계 도면을 자동으로 생성한다.

금형 자동설계 시스템은 설계에 필요한 시간을 75% 이상 단축하는 동시에 설계 오류가 발생하는 것을 원천 차단해, 부품 품질을 높은 수준에서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부품 △제조사 △생산방식 △생산공장 등에 맞는 옵션 설정도 제공해, 변화하는 생산 환경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 편리하다.

현대차·기아 직원들이 프레스 금형 자동설계 시스템으로 설계한 금형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기아)
현대차·기아는 2020년부터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캐스퍼’ 등 일부 차종에 적용하던 프레스 금형 자동설계 시스템을 확장해 모든 프레스 공정 금형 설계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적용한 첫 차종은 현대차의 ‘베스트셀링’ 차인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로 알려졌다.

현대차·기아는 먼저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하고, 미국 조지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비롯해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등 전 생산거점으로 이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자동설계 시스템의 강점을 다양한 제조 공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도 지속 강화한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프레스 금형 자동설계 시스템은 수십 년간 쌓아온 노하우의 데이터화를 통해 구현한 독보적인 시스템”이라며 “고품질의 차량 생산을 위해 보다 다양한 공정으로 확대하고 제조 생태계 전반의 기술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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