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한시준 독립기념관장이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 내 홍범도 장군 등 독립전쟁 영웅 흉상 이전 논란과 관련해 “육사에 그대로 두는 게 좋다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 관장은 이날 국가보훈부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정무위원장이 흉상 이전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한 관장은 “육사에 홍범도 장군을 비롯해 독립군과 관련한 다섯 분을 모신 것은 (이들이) 우리나라 군인의 정신이나 군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사람들이 본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취지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군의 정신을 제대로 함양하고, 지도자들에게 그런 정신을 가르치려고 한다면 흉상은 (육사에) 두는 게 좋다”고 말했다.
| 한시준 독립기념관장이 1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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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육사 내 생도 교육시설인 ‘충무관’ 입구에는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이회영 선생 등 일제강점기 무장독립운동가 5명의 흉상이 설치돼 있다. 또 1907년 일제에 의해 대한제국 군대가 해산당하자 분개해 권총으로 자결한 박승환 참령 흉상도 충무관 1층 로비에 있다.
육사는 교내 충무관 입구와 내부에 설치된 독립투사 6위의 흉상과 관련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고려, 홍범도 장군 흉상은 외부로 이전하고 5위의 독립운동가 흉상도 교정 내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국방부나 육사 측은 홍범도 장군 흉상을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보훈부나 독립기념관은 이전 요청이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협조를 요청했다는 국방부 및 육사 발표와 배치되는 부분이다.
국방부와 육사는 지난 8월 입장문을 통해 “육사의 전통과 정체성, 사관생도 교육을 고려할 때 소련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논란이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이 육사에, 더욱이 사관생도 교육의 상징적 건물인 충무관 중앙현관에 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논란이 있어 왔다”면서 “홍범도 장군 흉상은 육사 교내보다는 독립운동의 업적이 가장 잘 선양될 수 있는 독립운동의 성지인 독립기념관에 모시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국가보훈부와 독립기념관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 지난 2018년 3월 1일 육군사관학교 충무관에서 열린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제막식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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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관장은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육사나 국방부에서 흉상 이전과 관련한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의에 “온 적 없다”면서 “요청이 있으면 어떻게 모실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독립기념관 내 수장고로의 이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수장고는 자료를 보관하는 곳”이라며 “홍 장군 흉상을 모시는 건 합당하지 않다”고 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역시 “요청이 오면 보훈부와 독립기념관의 전문가들 간에 충분히 상의해 홍 장군이 독립유공자로서 최대한 예우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