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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3년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09.4(2020=100)로 전월보다 0.3% 늘었다. 지난해 12월(0.1%) 상승세로 전환한 뒤 1월(0.1%)에 이어 3개월 연속 올라가는 흐름이다.
특히 코로나19 일상회복 단계에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서비스업(0.7%)이 상승 기조를 견인했다. 숙박·음식(8.0%), 예술·여가(12.1%) 운수·창고(5.4%) 등 대면 활동 중심으로 호조를 보였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지수(계절조정)는 108.4로 5.3% 올랐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11월(-2.3%), 12월(-0.2%)에 이어 올해 1월(-1.1%)까지 내리 감소하다가 4개월 만에 반등했다. 기저효과와 대규모 할인 행사, 전기차 보조금 재개 등의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요우커’(중국인 방한 관광객)의 증가로 면세점 판매도 18.3% 늘었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3.0%)에서는 줄었으나 특수 산업용 기계류(1.3%)에서 늘어 0.2% 증가했다. 이미 이뤄진 공사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6.6%)과 토목(3.9%)에서 실적이 늘어 6.0% 늘었다.
전산업 생산과 소매판매액지수, 설비투자가 모두 늘어 ‘트리플 증가’를 기록한 건 2012년 12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문제는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반도체 경기가 여전히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달 반도체 생산은 한 달 전보다 17.1%으로 급갑했다. 이는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8년 12월(-18.4%) 이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무려 41.8%나 줄었다. 반도체 부진의 영향으로 제조업 생산도 전월보다 3.1%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도 지난달(2.4%) 플러스 전환한 뒤 한 달 만에 다시 3.2% 줄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작년 하반기 이후로 사실 메모리 반도체 부분이 조금씩 업황이 안 좋았고, 특히 최근에는 시스템 반도체에서 생산량이 줄어서 이번 달에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재고는 쌓아고 있다. 제조업에서는 반도체(3.9%), 기계장비(5.7%), 전자부품(9.5%) 등에서 늘어 전월 대비 0.9% 증가했다. 제조업의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전월 0.7%포인트 하락했으나 120.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100.1로 전월대비 0.2% 줄어 5개월 연속 감소했다. 1971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장기간 감소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전월보다 0.4포인트(p) 올랐다. 작년 9월부터 5개월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가다가 반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 앞으로의 경기를 전망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5로 전월보다 0.3포인트 내렸다. 작년 7월부터 8개월 연속 하락하거나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정부 “반도체 경기 하강, 향후 부담 요인 작용 전망”
정부는 2월 서비스와 재화 소비 모두 개선되면서 1월 부진했던 내수 지표는 반등했지만, 반도체 중심의 광공업 부진이 전산업 생산 회복을 제약하면서 향후 경기의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이중고 속 반도체·부동산 경기 하강, 가계부채 부담 등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 은행 연쇄 파산 등 글로벌 금융불안의 국내 영향을 주시하며 리스크 관리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상반기 경기 보완을 위해 재정집행(383조원)을 관리하고, 지난 29일 발표한 내수활성화 대책을 중점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이후 어려운 국내외 실물경제 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경기흐름에 대해서는 상하방 요인이 혼재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글로벌 금융불안의 실물경기 파급 가능성, 반도체 등 주력 IT 품목의 수출 부진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면서도 “수출, 투자, 내수 등 경제 활력 제고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