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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형 성장호르몬은 치료 주기를 늘린 소아 및 성인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제다. 기존 성장호르몬 치료제가 주 6~7회 피하 주사해야 한다는 점에서 환자들의 불편이 컸다. 여기에 착안해 기업들은 주사 횟수를 줄인 제품을 내놓으려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이 활발하다.
올해 지속형 성장호르몬 제품에 대한 글로벌 기업 움직임은 가시화됐다. 8월 덴마크 어센디스 파마는 주 1회 투약하는 소아 성장호르몬 주사제 ‘트랜스콘 hGH(TransCon hGH)’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받았다.
노보노디스크도 소아를 대상으로 한 성장호르몬 피하주사제 ‘소그로야(Sogroya)’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2월에는 성인용 대상인 약물에 대해 유럽 의약품감독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허가 권고 결정을 받았다. FDA에서는 지난해 8월 발매가 승인됐다. 화이자가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들에게 주 1회 투여하는 용도로 개발한 ‘소마트로곤(somatrogon)’에 대한 FDA 허가 결정도 내년 1월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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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선 LG화학(051910)이 주 1회 투약하는 소아용 지속형 성장호르몬제 ‘유트로핀플러스’를 가지고 있다. 일주일에 6, 7회 분할해 피하 주사하는 ‘유트로핀’을 개량한 제품이다. 유트로핀플러스 매출에 대해 LG화학 관계자는 “구체적인 비중은 알려주기 어려우나, 성장호르몬 주사제 중에서는 주사 편의성을 높인 유트로핀펜의 비중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여러 국내사들은 투약 편의성을 높인 지속형 성장호르몬 치료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우선 제넥신(095700)과 한독(002390)은 1~2주에 1번 투약하는 치료제(‘GX-H9’)를 개발하겠다 밝혔다. 현재 5~12세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에 대해 중국에서 임상 3상 단계에 있다. 성인 성장호르몬 결핍증 적응증에 대해서도 국내와 유럽에서 임상 2상이 완료 후 3상 준비 중이다.
알테오젠(196170)은 내년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를 위한 ‘ALT-P1’ 글로벌 임상 2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주 1회 투약하는 방식이다. 이 제품을 도입한 브라질 크리스탈리아가 임상을 주도한다. 대웅테라퓨틱스 역시 대웅제약과 지속형 성장호르몬제를 만들고 있다.
국내 기업은 자사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기술력을 갖춘 제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제넥신은 자사의 지속형 플랫폼 기술 ‘hyFcTM’, 한미약품은 단백질 의약품의 반감기를 늘려주는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 대웅테라퓨틱스는 자사의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활용했다. 마이크로니들은 수백 마이크로미터 길이 내의 미세바늘을 포함하는 약물전달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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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미 해외 기업들이 치고 나오는 상황이다. 지속형 성장호르몬제를 개발 중인 한 기업 관계자는 “물론 통증이 있다. 그러나 기존 제품들은 거의 매일 맞지 않으면 성장 효과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분명하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지만 시장을 나눠가질 수는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