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당국의 규제조치로 ‘울트라맨 티가’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퇴출됐다(사진=울트라맨 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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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중국 당국이 연예계와 팬덤을 향한 규제인 정풍운동(整風運動·풍속을 가지런히 하다)에 이어 어린이 만화에도 퇴출령을 내렸다.
2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중국 방송 및 영상 콘텐츠 규제기구인 국가광전총국은 지난 24일 폭력과 유혈, 저속하고 음란한 장면이 등장하는 어린이용 만화나 TV쇼를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가광전총국은 “TV채널은 나쁜 줄거리에 대항해야 하며 건강함과 진실, 선함과 아름다움을 홍보하는 훌륭한 만화를 방송해야 한다”며 이 같이 요구했다. 또 어린이 전용 TV 채널을 만들어 10대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건전한 콘텐츠를 방영할 것을 촉구했다. 새로운 규정은 TV뿐 아니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에도 적용된다.
이로 인해 괴물과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슈퍼히어로 이야기인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울트라맨 티가’가 지난 24일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자취를 감췄다. 관영 환구시보는 “폭력적인 줄거리에 싸움 장면과 폭발이 포함된 탓”이라고 설명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중국 팬들의 항의가 거세다. 울트라맨 티가는 1966년 출시한 울트라맨 30주년을 기념해 방송된 작품으로, 1996년 공개돼 중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끌었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매우 많은 이들이 어렸을 때 울트라맨 보는 것을 좋아했다”며 “‘빛’에 대한 믿음뿐 아니라 우리들의 유년시절 추억일 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적었다. 어둠을 이기는 빛의 전사라는 울트라맨 설정을 언급하며 당국의 규제를 비판한 것이다. 이 게시물은 현재 삭제됐다.
이외에도 “갈등도 삶의 일부분이다. 만화는 아이들에게 더 복잡한 문제에 대해 가르치는 소중한 방법을 제공한다”는 반발도 나온다. 폭력이나 저속한 표현을 문제삼아 만화를 금지한 당국의 조치대로라면 내전과 정부 부패, 사형, 살인 등이 등장하는 중국 4대 기서(삼국지연의·수호지·서유기·금병매)도 금지했어야 한다는 비판도 거세다.
| 영국 만화 ‘페파 피그’(위)와 미국 만화 ‘마이 리틀 포니(왼쪽 아래)’, 일본 만화 ‘명탐정 코난’(오른쪽 아래)가 중국 소비자보호위원회가 어린이 발달에 악영향 미치는 애니메이션에 올랐다(사진=페파 피그·마이 리틀 포니·명탐정 코난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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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중국 장쑤성 애니메이션 관련 소비자보호위원회는 어린이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화 및 TV 드라마 21편을 발표했다. 영국 만화 ‘페파 피그’와 미국 만화 ‘마이 리틀 포니’, 그리고 일본 만화 ‘명탐정 코난’이 포함됐다.
중국 당국은 아이돌 서바이벌 쇼와 K팝 팬클럽, 전통적인 남성상에 부합하지 않는 남자 아이돌인 ‘냥파오’ 등 문화 콘텐츠에 대한 규제를 늘리고 있다. 자본주의의 도덕적 부패와 서구적 가치가 젊은이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콘텐츠 제작자들에 대한 사상교육도 시작했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지난 24일 중국 TV와 라디오 방송국은 연예계 종사자들에게 대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콘텐츠를 만드는 훈련 과정을 시작했다. 물질주의와 허영심을 배격하고 애국적 사고와 국민정신 등 ‘올바른 가치관’을 확산시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