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참배 거부 '순교' 주기철 목사, 연세대 101년만 졸업

연희전문 상학과 입학한 지 101년 만에 명예 졸업장
유족 대표로 손자 주원 흥국증권 대표 받을 예정
  • 등록 2017-08-23 오전 11:29:31

    수정 2017-08-23 오후 3:49:57

영화 ‘일사각오’(一死覺悟) 포스터.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일제의 신사 참배 강요를 거부해 옥살이를 하다 광복 1년을 앞두고 숨진 고(故) 주기철 목사(1897~1944)가 오는 25일 연세대(총장 김용학) 학위수여식에서 명예졸업장을 받는다. 주 목사가 연세대 전신인 연희전문 상학과에 입학한 지 101년 만이다.

23일 연세대에 따르면 경남 창원 출신인 주 목사는 1916년 평북 정주 오산학교를 졸업하고 그해 연세대 전신 연희전문 상학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주 목사는 심한 안질(眼疾)로 1년 남짓만에 중퇴하고 고향에서 애국운동을 벌이다 목회자로 진로를 바꿨다. 주 목사는 1925년 목사 안수를 받고 1936년 장로교 본산인 평양 산정현교회의 목사로 부임했다.

주 목사는 1938년 전국 장로회 총회가 일제의 강요와 탄압에 굴복해 신사참배를 결정하자 이를 강력히 거부하며 투옥과 석방을 반복했다. 이 때 주 목사는 ‘일사각오’(一死覺悟)라는 제목의 설교를 하면서 신사참배 거부를 호소하기도 했다.

주 목사는 1940년엔 목사직을 박탈당하고 투옥돼 복역하던 중 광복을 1년 앞둔 1944년 옥사(獄死)했다.

주 목사에 대한 명예 졸업장 수여는 연세대 신과대와 상경대의 ‘합작품’으로 알려졌다. 민경배(83) 명예교수 등이 자료를 수집했고 유영권 신과대 학장이 발의, 홍훈 상경대 학장이 추천해 심사를 거쳐 명예 졸업장 수여가 결정됐다.

주 목사의 명예졸업장은 25일 열리는 학위수여식에서 손자인 주원(흥국증권 대표)씨가 유족을 대표해 받을 예정이다. 주 목사의 아들과 손자, 증손자녀까지 모두 연세대를 나와 인연은 4대에 걸쳐 이어졌다.

앞서 정부는 주 목사의 공적을 기려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고, 국가보훈처는 2007년 ‘11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주 목사의 설교 제목인 ‘일사각오’는 KBS 다큐멘터리와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고(故) 주기철 목사(1897~1944)의 연희전문학교 학적부.(사진=연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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