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재건축 이주 수요에 여름방학 학군수요까지 몰리고 있어 물건이 없어요. 집 주인들의 목소리가 커지다 보니 반전세를 요구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습니다." (강남구 대치동 D공인 대표)
강남 학군수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초중고 여름방학 시즌을 맞아 6월 중순부터 8월까지 이어지는 주요 학군 주변으로의 이사수요가 5월 하순부터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작년 가을부터 올해 봄까지 이어진 극심한 전세난을 경험한 수요자들이 전세물건 선점을 위해 미리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 자료: 부동산114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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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이 상승국면으로 돌아서며 전월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학군수요가 가장 많은 강남 전셋값 상승률은 전월 대비 0.26%포인트 올랐다. 전셋값은 작년 가을 이후 크게 올랐다가 올 봄을 지나며 약보합세를 보였다.
강남구 대치동 미도1차 84㎡(전용면적)는 지난달 4억2000만~4억5000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최근 4억7000만~5억원에 호가가 형성된 상태다.
은마아파트 85㎡의 전셋값은 3억5000만원으로 3월대비 2000만~3000만원정도 올랐다.쌍용1차 84㎡도 2000만~3000만원정도 오른 3억7000만~4억원에 전세가 나오고 있다.
인근에 있는 청실아파트(1446가구 규모)가 오는 6월부터 이주를 시작함에 따라 지역 내 이주수요와 방학을 이용해 대치동에 진입하려는 학군 대기수요가 겹치며 전세물건 부족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대치동 S공인 대표는 "낡은 주택의 전셋값도 비싸게 나오는데 물건 확보가 급한 수요자들이 가격에 신경쓰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며 "방학시즌에 가격 상승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남과 함께 학군수요 대표지역으로 꼽히는 목동도 전세 문의가 부쩍 늘었다. 다만 실 계약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다보니 가격 변동에는 영향을 주고 있지 못하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6단지 96㎡ 전셋값은 3억6000만~4억원으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신시가지2단지 66㎡도 2억5000만~2억6000만원으로 두달째 변동이 없다.
목동6단지 한미공인 대표는
"평소보다 문의전화가 2배 정도 늘었다"며 "중소형을 선호하는 여름방학 학군수요가 보름 정도 빨라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 목동 전셋값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저가 매물이 소진되면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이호연 부동산114 리서치센터팀장은 "입주물량 부족과 재건축·재개발 이주·멸실물량 증가에 따른 전세물량 부족 현상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