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잡기 마지막 카드는 `금리인상`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확대, 금리인상 추가대책 가능성
  • 등록 2009-09-10 오후 4:36:19

    수정 2009-09-10 오후 4:36:19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정부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 적용했지만 매수심리만 다소 위축됐을 뿐 가격은 여전히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매도자들은 여전히 집값이 더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호가를 높인 채 매수자를 기다리고 있다.

부동산114의 이호연 과장은 "대출규제 후에도 시장은 이전의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거래량은 줄었지만 가격은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벌써부터 정부의 다음 행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정부가 집값 안정 대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그리 많지 않다.
 
집값 상승의 시작점이었던 강남 재건축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해서는 재건축 규제를 다시 강화해야 하지만 이는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를 통해 도심내 공급을 늘리겠다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달라 실행 가능성이 낮다. 이와 함께 양도소득세 강화 등의 세금정책도 꺼내들기 힘들다.  

가장 가능성 있는 대책은 대출규제를 지금보다 강화하는 방안 정도다. 특히 강남3구로 한정돼 있는 현재의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를 확대하는 방안은 현 정부 내에서도 적용을 고려하고 있다.

국토해양부 한 관계자는 "이미 한 번 사용했다가 해제한 적이 있는 만큼 집값 안정 대책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하지만 결론이 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DTI를 확대적용한 지 1주일도 채 되지 않았다"며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본 후에 추가 대책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은 유동성 죄기의 마지막 카드다. 하지만 금리인상은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커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 한은이 금리인상 시그널을 보내고 있지만 연말쯤에나 인상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금리인상이 주택시장안정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함부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현실적으로 금리를 인위적으로 인상해 집값을 잡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시장에서는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까지는 집값상승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설령 투기지역이 확대되더라도 이미 DTI규제가 수도권으로 확대 적용되고 있어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전망이다. 

양해근 우리투자증권 부동산PB팀장은 "투기지역을 확대한다고 해도 현재 적용되고 있는 대출한도의 10% 정도를 더 강화한다는 것 뿐"이라며 "과연 이 정도가 시장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본격적인 금리인상이 이뤄진다면 주택시장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지속적으로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 온다면 대출을 통해 집을 사려는 사람의 매수심리는 크게 꺾일 수 밖에 없고 반대로 주택보유자 중 대출이자 부담이 큰 사람은 집을 내놓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실장은 "기준금리가 올라가고 금리 상승기라는 판단이 선다면 현재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는 반전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는 금리가 집값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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