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대운하 500km넘어..후딱될 일 아니다"

18대 국회서 규제 철폐, 강한 의지 내비쳐
고유가 시대에 원자력에 주목해야
5년 안에 인구 반 정도 보육비 국가가 전부 지원
  • 등록 2008-03-31 오후 6:35:38

    수정 2008-03-31 오후 10:17:54

[이데일리 김보리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여야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대운하와 관련해 전문가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칠 것이라고 각계 원로 초청 국정 간담회에서 31일 밝혔다.
 
이 대통령은 고건 총리의"대운하 문제는 공개적이고 실질적인 찬반토론을 거쳐 결정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선거 때가 돼서 (대운하 문제가) 정치적 이슈가 됐지만 국내외 전문가를 전부 모셔다 충분히 의견을 모아 논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의 `일방적 밀어붙이기`라는 비판을 인식한 듯  "내가 청계천을 해놓고 나니깐 이것도 후딱하는 줄 안다"며 "(대운하는) 500km가 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될 일도 아니고 검토하는 시간도 많이 걸린다"라고 이같이 말했다. 이에 이홍구 전 총리는 "충분히 이야기되면 새 국회에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 대통령은 골프장 규제 문제도 재차 거론했다. 남덕우 전 총리의 "규제개혁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총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대통령은 "골프장 허가 내는데 대한민국은 770개의 도장을 찍어야 한다"며 골프장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대통령은 "규제를 만들어 놓고도 그게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쌓여있어 또 규제에 걸리게 된다"며 "짧은 시간 내에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지 철저하게 검토해 18대 국회에 들어서면 규제 철폐를 제대로 한번 하려고 한다"며 규제개혁의 의지를 설파했다. 대통령은 이어 "골프장 만들려고 허가 내는 동안 땅값은 다 올라서 허가 후 구입하려면 땅값이 이미 올라있고, 공장도 마찬가지"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대통령은 최근 고유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에너지 문제와 관련, 원자력 에너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대통령은 "에너지 문제는 결국 원자력으로 가는 게 아닌가 한다"며 "이제 재처리시설에 대한 기술도 그 전 보단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남 전 총리가 "2012년까지 지금과 같은 고유가시대가 되면 결국 세계 불황을 가져올 것"이며 "우리가 주목할 것은 부시가 원자력을 다시 일으키고자 정책을 내고, 미국에서 원자력을 다시 본다는 점"이라고 말한 데 이어 이같이 언급했다.
 
대통령은 "등록금이 조금 비싸더라도 없는 집 아이는 공짜로 다닐 수 있게 장학금을 주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가난한 집 학생들을 위한 장학제도의 필요성을 말하기도 했다. 이인호 전 대사가 "사립학교에는 장학제도를 의무화해서 가난한 아이도 이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야 (사교육비 문제가) 해결된다"는 말에 이 대통령이 공감을 표시한 것.
 
대통령은 이 전 대사가 "평준화된 학교를 없앨 순 없지만 공립학교들을 국가지원으로 키워서 사립학교에 안가도 좋을 만큼의 질좋은 학교를 만들고 거기에 만족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비싸고 좋은 사립학교를 만들어 줘야 외국으로 나가는 돈과 사교육비로 지출되는 돈이 들어온다"는 발언을 경청하기도 했다.  
 
육아 문제와 관련해서도 이 전 대사가 낙태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자 대통령은 "낙태의 비공개 숫자가 더 많은 것"이라며 "낳아서 어디서 맡기면 책임지고 키워줄 수 있는 제도를 연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대통령은 "5년 안에 인구 반 정도의 보육을 나라가 전부 대줘서 해보자"며 "그러면 가난한 집 아이들이나 맞벌이하는 사람은 거의 해결되니깐 예산은 좀 들더라고 그런 정책 결정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원로들은 세계적인 물부족 문제부터 제헌 의원의 생사 확인 문제, 건국기념관 설립에 대한 문제, 대학의 낙후된 학제와 교육방식 등 다양한 의견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고건 ·박태준 ·이홍구 ·강영훈 등 전 총리를 비롯해 각계 원로 12명이 참석해, 1시간 30분 가량 대통령과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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