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진철기자] 건설교통부가 이르면 이번주중 주택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첫 주택거래신고제 대상지역을 지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지역 주택거래자들이 계약후 검인받기를 서두르고 있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 이전에 계약을 맺고 해당 구청에서 계약서에 검인을 받으면 따로 신고할 필요가 없이 실거래가 취득·등록세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신고지역 지정이 유력한 지역에서 최근 주택거래자들이 계약 실시후 곧바로 검인받기에 나서고 있다.
건교부는 강동구, 강남구, 송파구, 성남시 분당·수정구, 김포시, 아산시, 춘천시 등 전국의 8개 지역을 주택거래신고제 첫 지정대상으로 꼽고 있다.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거래시 취득·등록세를 실거래가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3~6배 가량 주택거래자들의 세금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실제로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후 취득·등록세 부담은 강남구의 경우 대치동 우성3차 34평형이 기존 2240만원에서 3920만원으로 1.75배, 선경2차 55평형은 2146만원에서 9860만원으로 4.6배가 늘어날 것으로 각각 예상된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전용면적 25.7평형이하는 농특세가 제외되기 때문에 실거래가가 비싸거나 25.7평을 초과하는 대형평형일수록 취득·등록세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권 등 신고지역 지정이 유력한 지역의 중개업소에는 세금부담을 줄이기 위해 검인을 서둘러 받으려는 거래자들로 붐비고 있다.
송파구 신천동 진주공인 관계자는 "수요자와 매도자가 신고지역 지정전 서둘러 거래를 성사시키려는 분위기"라며 "계약이 이뤄지면 서둘러 구청에서 검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당초 예상과 달리 이번 신고지역 지정에서 제외될 것으로 알려진 재건축정비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전용면적 18평 이하 강남권 재건축단지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덕동 대신공인 관계자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거래후 곧바로 검인을 받으려는 분위기였지만 고덕주공 2∼4단지의 경우 신고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방침이 알려진 후 검인에 대한 부담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동산업계는 주택거래신고제로 세금부담이 커져 당분간 지정된 지역의 매매거래가 위축되겠지만 가격안정에는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중앙공인 관계자는 "서둘러 거래를 체결하려는 매도·매수자들의 문의는 많지만 가격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며 "수요가 꾸준한 지역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매매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능 지오랜드컨설팅 사장도 "실수요는 변화가 없는 상황이어서 인기지역의 경우는 장기적으로는 거래시 부대비용 증가분 만큼 집값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서울 용산이나 뚝섬, 청계천 주변을 비롯해 대전 등 이번 지정대상에서 제외된 주요 관심지역과 강남권 개별단지들에 투기수요가 몰릴 것이란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안명숙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단기적으로는 신규수요 억제효과가 있겠지만 영향이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 지정대상에서 제외된 지역 또는 개별단지로 투기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