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염증, 앞으로 생체모사 장기칩으로 확인한다

화학연, 인체 염증 모사 생체모사 장기칩 개발
  • 등록 2024-01-15 오후 12:00:00

    수정 2024-01-15 오후 12:00:0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만성염증 환자의 염증 분석, 치료제 효능 평가에 유용한 기술을 개발했다.

이성균 박사(왼쪽)와 김홍기 박사(오른쪽).(사진=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은 이성균, 김홍기 박사 연구팀은 최근 연구에서 새로운 생체모사 장기칩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장기칩은 인체의 선천성 면역세포 중 하나인 호중구가 혈관벽을 뚫고 염증 부위로 이동하는 화학주성 현상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개발한 생체모사 장기칩을 활용하면 면역세포인 호중구의 이동 정도 확인을 통해 환자의 염증 수준을 분석하거나 동물실험을 대체해 만성염증 치료제 효능 평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장기칩 기술은 동전 크기의 칩 안에서 3차원 구조로 다양한 인체 유래 세포를 함께 배양해 복잡한 인체 장기와 조직을 모사해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유망기술이다.

지난해 개정된 미국 FDA 근대화법 2.0에 따라 동물실험 자료 없이 의약품 허가 신청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인체와 유사한 장기칩이 신약 효능·독성 평가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에 사용된 장기칩은 반도체 공정없이 3D 프린팅을 이용해 설계·제작됐다. 칩의 일부 구획을 의미하는 ‘채널’과 ‘채널’ 사이에 물리적 구조가 없어 세포 이동을 관찰하기 쉽다. 하나의 칩에서 대조군과 실험군을 동시에 실험할 수 있어 약물의 비교 평가에도 적합하다.

연구팀은 개발된 염증 모사 장기칩에 만성염증성 질환 환자의 혈장을 주입해 호중구의 이동을 민감하게 확인했다. 기존 연구는 주로 상용 장기칩을 이용해 호중구의 이동을 유도하거나 이를 관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장기칩에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의 혈장을 사용해 호중구 이동을 관찰한 것이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에서 개발하던 임상 약물과 효과가 알려지지 않은 비임상 약물을 동시에 염증 모사 장기칩에서 평가한 결과 임상 약물이 효과가 좋다는 점을 확인했다.

화학연 연구팀은 기업과 협업해 인체 질환 모사 장기칩 기술과 이를 이용한 약물성 평가 관련 핵심기술을 선점하고 실용화 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실험동물로 대체하기 어려운 인체 질환을 모사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기초 의생명과학에 활용하고, 후속 연구로 발전시켜 신약 개발에 활용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즈(Advanced Healthcare Materials)’에 지난해 12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즈 올해 12월호 표지논문.(자료=한국화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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