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러 유가 상한제 위반' UAE 선주 제재

고유가 속 유가 상한제 무력화 위기
  • 등록 2023-11-17 오전 11:24:27

    수정 2023-11-17 오전 11:24:27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국이 러시아를 겨냥한 유가 상한제를 위반한 아랍에미리트(UAE) 선주 세 곳을 제재했다. 고유가 속에 러시아가 유가 상한제를 무력화하고 있다는 비판 속에 나온 조치다.

북극해의 러시아 유전.(사진=AFP)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카잔해운, 프로그레스해운, 갤리언네비게이션 등 UAE 선주 세 곳을 제재 대상에 추가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재무부는 러시아가 유가 상한제에서 정한 가격 이상으로 원유를 수출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지난해 말부터 러시아산 원유 수입 가격을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돈줄을 막아 러시아에 타격을 주기 위해서다. 배럴당 60달러가 넘는 수출가에 러시아산 원유를 운송하는 해운사는 해상보험을 이용할 수 없고 입항 거부 등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최근 배럴당 90달러를 넘나드는 고유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유가 상한제가 무력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FT는 지난달 러시아산 석유를 선적한 선박 134척 중 37척만이 서방 회사의 해상 보험을 이용했다고 분석했는데 서방 보험 없이 가입하지 않고 수출되는 물량이 많다는 건 유가 상한제 빈틈이 그만큼 넓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달 수출된 러시아 우랄산 원유의 평균가는 배럴당 81달러에 이른다. 다만 이마저 국제 유가 시세보다 낮기 때문에 러시아산 원유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었다.

유가 상한제의 구멍이 드러나면서 미국과 EU는 단속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에도 튀르키예와 UAE 해운사에 제재를 부과했다.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차관은 미국은 에너지 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유가 상한제 회피를 조장하는 이들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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