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을 위해 공무원들에게 로비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해 10월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돼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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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9일 김 씨와 정영학 회계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 정민용 변호사의 공판을 열어 정 회계사가 지난 2020년 김 씨와 나눈 대화를 녹음한 파일을 재생했다.
이날 법정에서 공개된 녹취 파일은 정 회계사가 지난 2020년 7월 29일 김 씨를 한 카페에서 만나 나눈 대화를 녹음한 것으로, 김 씨는 “대장동은 막느라고 너무 지쳐. 돈도 많이 들고”라며 “보이지 않게”라고 말한다.
이어 김 씨는 “공무원들도 접대해야지, 토요일 일요일에는 골프도 해야 하지”라고 고충을 토로하자 정 회계사는 “고생하셨다”며 “형님(김 씨)의 자리가 힘든 자리”라고 동조하기도 한다.
검찰은 이 녹취 파일을 틀기에 앞서 “김만배 피고인이 대장동 사업에 돈이 많이 들고 공무원을 접대해야 하며 시의원 등과 골프를 쳐야 한다는 로비 내용을 언급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파일에서 김 씨가 성남의뜰 컨소시엄 주관사로 참여한 하나은행 이모 부장의 이름을 언급하며 50억 원을 준다고 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말했지만, 파일의 음질이 좋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한 내용은 명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네 번째 공판을 열어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증거로 꼽히는 정 회계사의 녹취 파일을 재생 중이다. 이 파일들은 정 회계사가 지난 2012∼2014년과 지난 2019∼2020년 김 씨, 남 변호사 등과 나눈 대화나 통화를 녹음한 것으로 이들 일당이 로비를 시도한 정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