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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일중 기자]지난 18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패션쇼에서 쓰러져 사망한 러시아 10대 모델이 사실상 노예계약을 맺고 일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은 29일(현지시간) 러시아 언론보도를 인용해 사망한 러시아 출신 14세 모델 블라다 쥬바가 항공료, 호텔비, 식대와 보험료를 제하고 단지 6.30파운드(약 9300원) 만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쥬바는 지난 18일 상하이 패션위크에서 쥬얼리 모델로 13시간 동안 참가한 후 쓰려졌으며 병원으로 이송한 후 이틀간 혼수상태였다가 숨을 거뒀다. 현지 의료진은 ‘완전히 탈진한 상태’로 인한 뇌수막염으로 사망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사망 전 러시아에 있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매우 피곤하다’고 하소연 했다. 쥬바의 어머니는 그녀가 “엄마, 나는 굉장히 피곤해요. 너무너무 자고 싶어요”라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쥬바가 소속된 중국의 모델 에이전시인 ‘ESSE’는 그녀가 다발성 장기손상, 간기증 장애 등을 동반한 ‘패혈증’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한 정이 ESSE 사장은 정규적인 근로시간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합법적인’ 계약이었다고 주장했다.
정이 사장은 그녀가 어떻게 의료보험 없이 일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보험과 관련, 단기 계약을 하는 모델은 건강보험을 포함하지 않는 것이 업계의 관행이라고 밝혔다. 쥬바는 ESSE와 3개월 계약을 맺었다.
러시아는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 러시아에서는 미성년자가 일주일에 3시간을 넘겨 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러시아 외교관들은 그녀의 어머니가 중국에 도착할 때까지 화장을 연기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
ESEE는 중국에서 가장 큰 모델 에이전시로, 모두 71명의 모델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중 38명이 외국인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