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구성] 이명박 대통령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은 지역경제와 서민경제를 살리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의 국내 휴가 권장도, 집중호우 수재민들의 시름도, 대기업들의 국내 여행 상품권 지급도 늘어나는 해외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돌리지 못했습니다.
이달 초까지 국내 항공사의 해외노선 평균 예약율이 90%에 육박하면서 사실상 해외로 나가는 항공권이 동이 났습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여름 휴가철 최대 성수기인 7월 25일에서 8월 7일까지 해외 항공권 예약자는 71만 3500여명으로 평균 예약률이 89.1%에 이릅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예약률 86.6%를 훨씬 웃도는 수준입니다.
[녹취] 임재원 / 대한항공 홍보실 과장 "대한항공의 올해 성수기 예약자 수는 71만 3천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65만 1천여명에 비하면 약 6만여명 정도 늘어난 수치입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올 7월 해외 여행객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4.9%와 2.3%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기준, 8월 예약자도 작년 같은 시점과 비교해 각각 9%와 12% 증가했습니다.
반면, 국내 여행지는 예년에 비해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입니다.
특히, 이번 폭우로 직격탄을 맞은 수도권 일대 펜션 업계는 어두운 표정입니다.
[녹취] 수도권 펜션 업주 "비가 오고 나서 예약이 많이 취소됐어요. 그리고 작년과 비교했을때 예약률이 훨씬 못한 편이에요. 펜션 경기가 아주 떨어졌어요."
해외 여행객이 늘어난 이유는 최근 급격히 떨어진 환율과 장마에 이어 지역별로 폭우가 내린 국내 날씨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한 국내휴가 권장 분위기와 집중호우로 인한 상처가 아직 치유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몰려가는 여름 휴가객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 앵커> 이명박 대통령이 내수활성화를 위해서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자고 했을때만 해도, 그리고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이 동참하는 분위기가 형성이 되면서 해외 여행이 확 줄어드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렇지는 않나 봅니다? ◆ 기자> 네, 항공사나 여행업계 관계자들도 처음에는 살짝 긴장을 했다고는 합니다. 실제로 대통령 라디오 방송 이후에 공무원들과 몇몇 대기업 임원들은 해외여행 계획을 취소하기도 했는데요. 아무래도 여행산업 같은 경우에는 분위기를 많이 타기때문에 `가지말자` 이런 여론이 조성이 되면 쭈욱 빠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기우에 그쳤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 앵커> 대통령이 인터넷 연설에서 국내 여행지를 열 곳 정도 추천을 했는데, 그쪽 분위기는 어떤가요? ◆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첫번째로 추천한 강원도 인제에 냇강마을은 인기 상한가를 누리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여름휴양지 10선에서 가장 먼저 언급된 후 냇강마을의 펜션 대부분이 예약이 완료된데 이어 이곳을 찾으려는 관광객들의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라고 하더라고요. 나머지 아홉곳의 휴가지 표정도 밝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 앵커> 네, 그렇군요. 국내로 휴가를 떠나시는 분들이 많아서 전국 곳곳에서 밝은 표정이 이어졌으면 좋겠는데.. 일단, 내수 경기 활성화에 효과는 확실히 있는 것인가요? ◆ 기자> 네, 여행을 통한 소비는 현지 경제에 직접적으로 파급되기 때문에 다른 어떤 정책적인 지원보다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됩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여름 우리 국민들이 휴가때 사용하는 돈이 3조 6000억 원 규모인데요. 이로인한 경제적 효과는 생산 유발효과 6조 1500억 원, 고용 유발효과가 4만 3700명 규모로 나타났습니다. 아무래도 지역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에 큰 도움이 되겠죠?
◇ 앵커> 아니, 경제에 이정도 효과가 있다면, 국민들이 좀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국내 휴가지가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는 다른 이유가 있나요? ◆ 기자> 네, 얼마전 관련 설문 조사가 하나 있었는데요. 지난해 국내 여행을 다녀온 6800명을 대상으로 물은 불만족 1순위는 `관광지 물가`였습니다. 이처럼 관광지 물가에 대한 불만이 가장 높은 이유는 휴가철이 하계에 집중되는 수요 패턴 때문인 것으로 분석이 되는데요. 제주도 등 일부 관광지는 자체적으로 바가지 요금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성수기에 수입을 올리지 않으면 경영에 어려움이 가중되기 때문에 바가지 요금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각 지자체의 경우 부당요금 신고센터를 설치해 운영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 앵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국내 휴가객 유치를 위한 어떤 대책이 있는지? ◆ 기자>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올해 `여름 국내여행 활성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언론매체를 통한 홍보나 관광안내서 제작은 물론, 휴가지 물가 안정대책과 교통 대책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또, 다양한 관광상품을 만들고, 각종 축제를 다채롭게 기획해서 관광객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게 하는 감동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책이 잘 시행되고, 국민들에게도 좋은 반응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앵커> 국가기관도 그렇고, 대기업들도 연이어 국내휴가 활성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라고 했는데, 잘 시행은 되고 있나요? ◆ 기자> 네, 삼성과 현대 같은 대기업들도 국내에서 휴가보내기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삼성그룹은 전국의 호텔과 콘도, 여행사, 백화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관광상품권을 전 직원에게 나눠주는 등 국내 여행을 권장하는 데 1000억원을 풀었고요. 현대차도 임직원들에게 2박3일짜리 무료 리조트 이용권을 배포하고, CJ 그룹도 제주도 렌터카를 하루 만원에 빌려주는 등 직원들의 국내 휴가를 유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