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할머니 살해한 10대 형제…엄마는 "잘 돌볼게요" 호소

검찰, 형 무기징역·동생 장기 12년·단기 6년 구형
  • 등록 2022-04-12 오전 11:21:22

    수정 2022-04-12 오전 11:21:22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자신들을 키워준 70대 친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10대 형제들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11일 대구고법 형사1부(진성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검찰은 범행을 주도한 A(19)군에게 무기징역과 전자장치 부착 30년, 야간외출 제한 및 보호관찰 5년을 요청했다. 범행을 방조한 동생 B(17)군에겐 징역 장기 12년, 단기 6년을 구형했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형제의 어머니는 “2016년 막내가 뇌질환 약을 먹으면 무기력해져 일부러 약을 먹이지 않았는데, 대구가정법원에서 보호관찰 명령이 청구됐다”고 운을 떼며 이후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맡겨진 아이들과 연락이 끊겼다고 설명했다.

70대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를 받는 10대 형제.형 A군(왼쪽)과 동생 B군.(사진=뉴스1)
어머니는 “현재 함께 사는 B군이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서신 등을 통해 연락하는 A군 역시 범행을 깊이 후회하고 있다”며 “석방된다면 두 아이를 잘 돌보며 다시는 어떤 범죄에도 연루되지 않는 건강한 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최후진술에서 A군은 “동생은 아무 죄가 없으니 선처 부탁드린다”고 말했고, B군도 “형에게 더 많은 형량을 부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형제 측 변호사는 “아이들이 너무 어리다. 그림에 소질을 보이는 B군은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사회 구성원으로 지내려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형제는 지난해 8월 30일 오전 대구 서구에 있는 자택에서 친할머니(77)가 잔소리를 하고 꾸짖는 것에 격분해 흉기로 얼굴, 머리, 어깨 등 온몸을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A군은 “할머니도 간 것 같은데 할아버지도 같이 갈래?”라고 말하며 친할아버지까지 살해하려 했지만, 할아버지가 두 손으로 빌며 “살려달라”고 하자 B군이 A군을 만류해 미수에 그쳤다.

10대 형제가 살던 주택 옥상에 깨끗하게 빨아둔 흰 교복이 빨랫줄에 걸려 있다.(사진=뉴스1)
B군은 A군이 할머니를 살해할 때 비명이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창문을 닫는 등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는다.

2012년 8월부터 부모와 연락이 끊긴 형제는 조부모 밑에서 생활해왔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각각 2007년 9월, 2001년 2월 신체장애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경찰조사에서 A군은 할머니에게 “왜 급식 카드를 가지고 편의점에 가서 먹을 것을 사오지 않느냐”, “20살이 되면 집에서 나가라” 등의 잔소리를 듣고 말다툼으로 번지자 격분한 나머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재판 전 반성문을 제출했던 A와 B군을 향해 “피고인은 수사 과정에서 심경을 묻자 ‘웹툰을 못 봐서 아쉽다’라고 하는 등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재판부에 보호관찰명령을 청구한 바 있다.

한편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5월 10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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