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스쿨존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 인도를 덮쳐 배승아(9)양을 치어 숨지게 한 60대 운전자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 지난 4월 스쿨존에서 인도를 덮친 만취운전자 차량에 배승아(9) 양이 숨진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앞 인도에 배 양을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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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법 형사12부(재판장 나상훈)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상·위험운전치사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공무원 방모(66)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방씨는 지난 4월 만취 상태로 승용차를 몰다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인근 교차로 스쿨존 내에서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해 길을 걷던 배승아양을 치어 숨지게 하고 함께 있던 9~10살 어린이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방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0.08%)을 웃도는 0.108%였으며 돌진 당시 운전 속도도 시속 42㎞로, 법정 제한 속도(30㎞)를 초과했다. 방씨는 1996년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음주 상태에서 제대로 된 운전을 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방씨는 사고 직후 시민들이 달려와 보호 조치를 하는 와중에도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등 당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만취 상태였다”며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엑셀을 밟았고 물리적 충격이 가해져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음주 운전자를 더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사회의 요구가 있었다”며 “피고인의 의지에 따라 예측할 수 있었고 회피할 수 있었던 사고인 만큼, 과실의 위법성이 크며 결과 또한 참혹하고 중하다”고 지적했다.
방씨 등은 피해 보상을 위해 주택 처분을 해 공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배승아양의 유족들은 공탁금 수령을 거부하고 엄벌을 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