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국민 미개` 정몽준 아들 고소 "평범히 태어났다면.."

  • 등록 2014-05-19 오후 1:04:26

    수정 2014-05-19 오후 2:11:47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국민 미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아들 예선(19)씨를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세월호 침몰 사고로 딸을 잃은 오모(45) 씨는 “정 후보 아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에 나오는 ‘미개한 국민’은 유족을 두고 하는 말”이라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작성해 제출했다”고 밝혔다.

오씨는 고소 이유에 대해 “정 후보 아들이 언급한 국무총리 물세례 사건은 진도 팽목항에서 있었던 일로 그 자리엔 유족밖에 없었다”며, “유족이기 전에 국민의 한 사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정 후보 아들이 만약 평범하게 태어났다면 그런 말을 했겠느냐”며, “부적절한 발언을 한 국회의원 등도 조사를 받는 마당에 정 후보 아들 사건만 유야무야 넘어가고 있어 누군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오씨는 우선 자신 명의로 고소장을 낸 뒤 다른 피해가족의 위임장을 받아 첨부할 예정이다. 19일 현재 100여 명의 피해가 가족이 위임장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선출대회에서 승리한 정몽준 후보가 당선수락연설을 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앞서 정 후보 아들은 지난달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 정서 언급했는데 비슷한 사건 일어나도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다른 국가 사례랑 달리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통령이 가서 최대한 수색 노력하겠다는데도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한테 물세례하잖아”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데 대통령만 신적인 존재가 되서 국민의 모든 니즈(Needs)를 충족시키길 기대하는 게 말도 안되는 거지”라며, “국민이 모여서 국가가 되는건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이 글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정 후보는 21일 오전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죄문’을 발표한 데 이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 후보는 “제 막내아들의 철없는 짓에 아버지로서 죄송하기 그지 없다. 저희 아이도 반성하고 근신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다. 이번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하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정 후보는 지난 12일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대회 후보수락연설에서도 이를 재차 사과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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