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권영세와 대선 직전 NLL 대화록 공개여부 상의"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해 대선 직전 박근혜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권영세 주중대사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문제에 대해 상의를 했다고 밝혔다.

원 전 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국정원과 박근혜캠프 사이에 모종의 커넥션이 있었다는 민주당측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권 대사와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의 증인채택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장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 전 원장은 16일 국회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12월13일 북한의 미사일발사 문제로 국회 정보위원회를 열었는데 (의원들이) 그 문제보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라고 하니, 이쪽(국회)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해도 (설득이) 안돼 정보위가 정회한 틈을 타 권 실장에게 전화했다”고 말했다.

권 대사는 18대 국회 당시 정보위원장을 역임했으나, 19대 국회에서는 낙선한 상태였다. 원 전 원장은 이런 연유로 권 대사와의 통화가 문제가 된다고 생각치 않았다며 “권 실장도 ‘알아서 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당시 국정원 직원의 댓글과 관련해서는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면서 “당시 그 문제(댓글 문제)는 전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국정조사특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원 전 원장의 이같은 발언을 근거로 권 대사를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적절치 않은 통화”라면서 “아무리 국정원장이라도 유력한 대선후보 선거캠프 2인자인 권 실장과 상의했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도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국정원장이 정보위 정회 중에 권 실장과 뭔가 상의했다는 이런 답변을 듣고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원 전 원장이 권 대사에게 전화한 것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왜 이렇게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집착하느냐’는 타박 차원의 얘기”라면서 “김무성·권영세는 국정원 댓글사건과 아무런 상관이 없기 때문에 증인채택을 강력히 거부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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