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열흘째 계속되다 보니 거래처 사람들과 약속 장소를 잡는 일에도 노하우가 생겼다.
김씨는 “사무실에 있으면 좋겠지만 꼭 나가봐야 하는 일이 생길 경우 약속 장소 대부분을 지하철 역에서 가깝거나 지하 도로로 연결된 커피숍을 주로 찾는다”며 “그나마 에어컨이 나오는 시청역과 을지로입구 지하 도로를 이용하는 식으로 덜 더운 동선을 찾아 그 위주로 다닌다”고 말했다.
2년차 주부 한명진씨(37·여)는 지난 주말 남편과 집 근처 모텔을 찾았다. 가만히 있어도 땀으로 범벅이 되는 동남아 날씨를 견디다 못해 찾은 대안책이었다. 한씨는 “막상 에어컨을 구입하기엔 시기적으로 너무 늦은 듯싶고 예산도 빠듯해 선풍기만으로 올 여름을 참아내려고 했다”면서도 “더워도 너무 더워 오랜만에 신혼 기분도 낼 겸 집 근처 모텔에서 에어컨 빵빵 틀고 시원하게 잠을 잤다”고 귀뜸했다.
한밤 중 더위 탓에 올빼미 쇼핑족도 늘었다.
자정이 가까워지자 두타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조정숙씨(22·여)는 “요즘 더워서 잠도 잘 안 오는데 쇼핑몰이 열대야를 피하는 최적의 장소인 것 같다”며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곳에서 옷가게를 운영 중인 배모씨(25·남)는 “10시 이후 오는 심야 쇼핑객이 평소보다 배 이상 늘었다”며 “보통 이 시간대에는 한가한데 요즘은 앉아있을 시간이 없을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같은 날 밤 10시50분 서울 영등포동 타임스퀘어 CGV 앞도 불야성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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