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진우기자] 주식 시장이 뜨거운 랠리를 펼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사상 최대규모로 주식을 내다팔았다. 9일 개인투자자들은 오후 3시 30분 현재 거래소에서 7180억원, 코스닥에서 458억원어치의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하루 순매도 규모로는 사상최대치다.
전문가들은 개인들의 이같은 매도세에 대해 일단 주가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같은 매매행태는 단기차익실현에만 신경이 곤두서있는 개인투자자들의 취약한 투자기반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LG증권 서정광 연구원은 "오늘 크게 오른 종목들이 주로 블루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늘 주식을 내다판 개인투자자들은 소액투자자들이라기 보다는 대형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온 개인 큰손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설정해 둔 목표주가에 근접했고 단기 급등세에 대한 경계심리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주가가 더 오르더라도 일단 차익실현을 해놓고 조정기를 기다리는 방향으로 판단을 내린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이같은 판단의 저변에는 개인들의 취약한 투자기반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시장이 오르더라도 기다리지 못하는 불안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대신증권 조용찬 연구원은 "올해 40조원 가량의 가계대출 만기가 돌아오고 신용리스크가 여전히 불씨로 남아있어 개인들의 투자여력은 전반적으로 취약하다"며 "이 때문에 반등시마다 장기투자보다는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관심은 앞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이다. 지난 연말이후에 늘어나고 있는 실질예탁금은 개인투자자들이 조만간 투자에 뛰어들 가능성을 보여준다. 올해 들어 7일까지 8200억원 가량의 실질예탁금이 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개인들을 끌어들이는 가장 큰 요소는 주가 상승이다.
LG증권 서정광 연구원은 "개인들을 시장으로 불러오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주가 상승"이라며 "외국인들의 매수세로 주가가 더 오를 경우는 개인들의 투자욕구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보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개인들이 주식을 팔고나서 계좌에 쌓이는 자금은 당분간 시장상황을 주시하며 매수시점을 노리게 된다"며 "주가가 다소 조정을 받으면 개인들이 매수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증권사들이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일임형랩어카운트를 통한 자금 유입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지만 확실한 시그널은 없다.
조용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임형랩어카운트 자금은 역시 블루칩이나 옐로우칩을 사들이는 데 쓰일 가능성이 크므로 개인들의 자금이 대형주의 상승동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LG증권은 신용리스크 부분이 남아있고 최근 랩어카운트로의 자금 유입 속도가 과거 뮤추얼펀드나 수익증권의 자금유입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어 개인자금이 증시로 몰릴 것이라는 확신은 불가능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