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수익이라더니" 98억 가로채 돈 펑펑…리딩방 사기 일당 검거

사기 등 혐의…경찰, 104명 검거해 檢에 송치
주식리딩방 운영방식에 가상자산 접목 신종 사기
가상자산 지식 부족한 고령·중장년층 등 노려
“원금·고수익 보장 투자 권유에 대해 의심해야”
  • 등록 2024-11-12 오후 12:00:00

    수정 2024-11-12 오후 1:44:57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해외 거래소에 상장된 코인에 투자하면 시작부터 300% 이상 수익을 볼 수 있다고 104명을 속인 일당이 대거 검거됐다. 기존 주식 리딩방 운영방식에 가상자산을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사기 수법으로, 고령·중장년층 등 가상자산에 대한 지식이 취약한 계층을 노려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파악됐다.

압수된 고가의 명품 가방 등(영상=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12일 유사투자자문사 대표 등 2명을 사기, 범죄집단조직·활동,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또 지점장과 팀장 등 사기 조직원 101명을 사기, 범죄집단가입·활동 혐의로 불구속, 구속된 총책의 범죄수익 28억원을 감춘 1명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상태로 송치했다. 경찰은 범죄수익 56억원을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신청했다.

이들은 2022년 10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하지 않고 서울 금천구 등에 유사투자자문사 사무실을 운영하며 피해자 168명에게서 약 98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일당은 가상자산 시세 조종행위와 미신고 가상자산중개행위로 주식 투자로 손실 본 회원에게 접근해 “해외거래소에 상장된 C코인을 재단 프라이빗 세일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시작부터 300% 이상 수익을 볼 수 있다”고 속였다. 가상자산을 판매한 후 시세를 급등시켰다가 폭락시키는 수법으로 투자금을 속여 빼앗았다. 이 과정에서 가상자산 영업 매출을 처리할 페이퍼 컴퍼니(서류상 회사)를 별도 설립해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C코인 1개당 100원에 판매했다. 피해자들은 개인별로 평균 3000만원(30만개) 상당 가상자산을 구매했다. 가장 많이 구매한 경우 6억원(600만개)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C코인은 해외거래소 기준 시세가 1184원까지 치솟았던 것으로 파악됐지만, 현재 시세는 2.7원으로 폭락한 상태다. 피의자들은 벤틀리, 포르쉐 등 고가의 외제 차를 운행하고 명품시계, 가방, 고급 위스키 등 다수의 사치품을 구매해 국내 유명백화점에서 VVIP 등급을 부여받는 등 호화생활을 영위했다.

경찰은 지난 3월 ‘유사투자자문사로 신고 후 주식 리딩방 회원들을 상대로 가상자산을 판매하고 있는 업체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집중 수사 경찰관서로 지정돼 전국 경찰서에 접수된 사건 150건을 병합해 수사에 돌입했다. 한 달이 지난 4월 초 피의자들의 본사와 주거지 등 11개소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현금 17억원 및 명품시계 등 고가품 71점 등을 압수했고 피의자 104명을 특정, 검거했다.

특히 지난 8월 구속송치한 유사투자자문사 대표가 숨긴 범죄수익금을 계속 추적하던 중 경기안양 만안 경찰서에서 고액의 현금 도난신고가 들어온 것을 인지, 해당 경찰서와 공조해 범죄수익을 숨긴 장소를 특정했다. 범죄수익을 숨진 혐의로 피의자 한 명을 긴급체포 후 구속했으며 현장에서 28억원을 압수했다.

경찰은 불상자가 투자를 권유할 시 △가상자산 매매·중개 알선하는 자가 적법하게 신고된 가상자산 사업자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원금·고수익을 보장하는 투자권유에 대해 의심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 과정에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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