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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2014년에도 초3~중1 과학·영어 교과에서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했지만 전자책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에 개발되는 디지털교과서는 AI 기반의 코스웨어(교과과정+소프트웨어)가 적용된 기술로 학생들의 수준별 학습이 가능하다.
교육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을 완료, 검정 심사를 통해 학교 현장에 도입할 방침이다. 일단 2025년에는 수학·영어·정보·국어(특수교육) 교과에 우선 도입한다. 수학은 어떤 교과목보다 학생별 맞춤형 학습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영어는 AI 음성인식 기술로 말하기·듣기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선 고려됐다. 소프트웨어·인공지능 관련 교육을 통칭하는 개념인 ‘정보’ 교육에선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코딩’을 체험하기에 적합하다는 점에서 우선 도입이 추진된다.
학년별로는 2025년 초 3·4학년, 중1, 고교생을 시작으로 2026년(초 5·6학년, 중2)과 2027년(중3)을 거쳐 초중고로 확대된다. 초1~2와 예체능, 고교 선택과목 등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학년·교과로 디지털교과서가 확대되는 셈이다.
당초 교육부는 수학·영어·정보 교과목에서만 디지털교과서를 우선 도입하려 했다. 하지만 향후 특수교육에서도 디지털교과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실험적으로 ‘특수교육 국어’를 우선 도입 대상에 포함했다. 디지털교과서가 장애 학생·교원을 위한 화면해설과 자막 기능도 제공하기 때문이다. 최근 증가하는 다문화 학생을 위한 다국어 번역기능도 탑재된다.
예체능·도덕 등 AI 교육서 제외
교육부는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시 수준별·맞춤형 학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진 교실 내 평균 수준의 학생에 맞춰 수업이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학생 개개인의 학업성취도에 따라 맞춤형 학습이 가능해지는 것. 교육부 관계자는 “AI가 상대적으로 느린 학습자에게는 기본개념 중심의 교육콘텐츠를 추천하고 빠른 학습자에게는 심화학습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예컨대 디지털교과서 도입 후 학생들은 AI가 제공하는 본인의 학업성취도나 수준별 학습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다. 만약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한 기본개념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으면 AI 교사로부터 이를 쉽게 풀어주는 영상·그림·사진을 추천받아 이를 먼저 학습하는 식이다. 한번 봐서 이해하지 못하면 반복 학습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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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에게는 학생 개개인의 수업 참여도, 과제 제출 여부, 학습성취도 추이 등이 제공된다. 학생별 수업 태도나 성취 수준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학부모 역시 자녀의 학습현황, 학업 참여도, 성취 수준, 교과별 흥미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축적된 학습데이터는 교육부가 구축하는 통합학습기록저장소(LRS)에 취합되며 향후 국가 학업성취도 평가와 연계, 전반적인 학생들의 학력 진단 분석에도 활용된다.
교육부는 교과서 발행사와 에듀테크 기업이 컨소시엄을 맺어 디지털교과서 개발에 참여토록 할 방침이다. 컨소시엄이 내년 상반기까지 교과서를 개발하면 교육부가 검정하는 방식이다. 학교에선 교육부 검정 심사를 통과한 교과서 중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 해당 교과서를 채택하게 된다.
교육부는 교사·학생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2025년부터 3년간은 서책형 교과서도 병행토록 할 방침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디지털교과서 도입 후에도 수업을 디자인하는 교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디지털교과서가 학생들의 성장하는 데 활용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