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미토콘드리아만 공격하는 나노약물전달체 개발

세포 소기관 표적 약물전달 기술 개발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
  • 등록 2015-08-20 오후 1:59:23

    수정 2015-08-20 오후 1:59:23

강한창 가톨릭대학교 교수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국내 연구진이 미토콘드리아만 공격하는 나노약물전달체를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20일 강한창 교수(가톨릭대), 조동율 연구원(가톨릭대 석사졸업), 조하나 연구원(가톨릭대 석박사통합과정) 등 국내 연구진이 세포의 에너지를 생성하는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 약물을 효율적으로 표적 전달할 수 있는 자기조립형 나노입자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고 있는 기초연구사업(신진연구자지원)을 통해 수행했으며, 재료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지 온라인 판 6일 자에 게재됐다.

표적 나노약물전달체는 약물을 나노 물질로 전달해 표적한 국소 부위에만 약효가 발생하도록 유도하는 기술로, 최소한의 약물을 사용해 부작용은 줄이고 약효는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 에너지를 생산하는 소기관이기에 이 기관이 기능을 잃게 되면 세포는 손상되고 사멸에 이르게 된다.

암세포의 미토콘드리아를 표적으로 항암물질을 전달하면 세포의 에너지 생성을 막고 자살을 촉진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할 수 있다.

기존에 개발된 세포표적 나노약물전달체는 특정 세포 내로 약물을 표적 전달할 수 있었으나, 특정 세포소기관에까지 표적하는 능력이 부족해 약물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소수성 생분해성 고분자(폴리입실론카프로락톤, PCL)의 양 말단에 친수성 미토콘드리아 표적물질(triphenylphosphonium, TPP)을 화학적으로 결합시켜 TPCL 나노입자(TPP-PCL-TPP)를 만들었다. 이 고분자를 물에 넣으면 자기조립(self-assembly)에 의해 나노입자가 형성되는데, 친수성 또는 소수성 화학약물을 이 나노입자에 탑재하면 세포내 미토콘드리아에 표적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친수성 및 소수성 화학약물 모두를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 표적 전달할 수 있는 자기조립형 TPCL 나노입자를 최초로 개발했다. 이 나노입자는 기존 나노전달체와 달리 표적물질이 스스로 나노입자를 형성하는 자기조립성을 갖기 때문에, 입자 형성 능력과 세포소기관 표적 능력이 강하다.

개발된 전달체를 사용하면 약물이 본래 다른 세포 내 소기관으로 가는 지향성을 갖더라도 미토콘드리아로만 전달되도록 표적을 조정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주로 핵을 표적하는 약물(독소루비신 염화염)을 TPCL 나노입자에 넣어 투여했을 때 핵보다 미토콘드리아에 2~7배 더 많이 전달돼 기존 항암제에 비해 7.5~18배 우수한 암세포 사멸능력을 보였다. 양(+)전하를 띠는 TPCL 나노입자는 그 자체로 암세포 사멸 능력을 보여 항암제 전달시 시너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했다.

자기조립 TPCL 나노입자는 제조방법에 따라 방울 모양, 막대기 모양 등 형태 조절이 가능하다. 형태에 따라 세포내 약물전달 효율 및 약물의 방출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강한창 교수는 “미토콘드리아 표적 나노약물전달체의 개발은 항암제 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토콘드리아 관련 질환 치료제 및 기능개선제에 적용될 수 있다”며 “약물의 작용 세포소기관을 재표적화하면 약효 조절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부작용 없고 약효가 극대화된 세포소기관 표적 나노약물전달체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토콘드리아에 약물을 표적 전달하는 나노약물전달체의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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